수원-알사드 재경기 가능한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10-20 13:03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알사드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경기는 사상 최악의 난투극 사태로 얼룩졌다. 10분여간의 추가시간 끝에 수원의 0대2 패배로 마무리 됐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사태를 유발한 알사드 공격수 니앙의 두번째 골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쟁점은 비신사적 플레이로 사태가 촉발돼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던만큼 '재경기가 가능한 것인가'이다.

해외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다. 아스널은 1999년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FA컵 5라운드에서 2대1로 승리했지만 재경기를 펼친 바 있다. 상황은 이렇다. 셰필드의 공격수 모리스가 충돌해 쓰러진 상황에서 셰필드의 켈러 골키퍼가 걷어냈다. 그러나 카누는 공격권을 건내는대신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오베르마스가 이를 골로 연결했다. 당시 브루스 셰필드 감독은 아스널이 스포츠맨십을 훼손시켰다며 비난했다. 벵거 감독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에 재경기를 요청했고, FA는 논란이 점점 커지자 벵거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다시 19일 경기로 돌아와보자. 니앙의 비신사적인 플레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수원이 0-1로 뒤진 후반 36분. 양팀 선수가 경기중 부딪혀 알사드 문전에 쓰러져 있었다. 염기훈은 터치라인으로 볼을 몰고나가 일단 아웃시켰다. 이런 경우 전세계 모든 축구경기에서는 볼을 아웃시킨 상대에게 다시 공격권을 준다. 규정에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이같은 페어플레이는 축구를 '신사의 스포츠'라고 하는 이유다. 그러나 니앙은 공격권을 돌려받을거라 생각한 수원 선수들이 멍하니 있는 사이 정성룡을 제치고 두번째 골을 넣어버렸다. 어의없는 상황에 격분한 수원 선수들과 관중들은 모두 이성을 잃고 말았다. 이 후 경기가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경기가 됐을리 만무하다.

비신사적행위로 인한 득점의 경우 징계는 없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과거 K-리그에도 공격권을 넘기지 않고 득점한 경우가 있다. 당시에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됐지만 직접적인 제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태의 경우 비신사적인 행위가 홈관중을 자극하고 집단 난투극으로까지 번지는 촉매제가 됐다는 점에서는 제고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연맹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일단 경기 종료 휘슬이 불렸기 때문에 재경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뒤, "감독관 보고서를 검토하고, 화면 판독까지 하고난 뒤 논의까지 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판단은 아시아축구연맹 몫이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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