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반 널뛰기, 대표팀 전력 편차 왜?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10-12 13:46


구자철이 UAE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수원=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7일 폴란드와의 친선경기(2대2 무)가 끝난 뒤 프란치세크 스무다 폴란드 감독은 "오늘 한국은 퍼펙트한 경기를 했다. 특히 후반 15분 이후 압도적으로 밀렸다. 후반의 경기력이라면 아랍에미리트(UAE)는 한국에 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에 밀리다가 후반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1일 UAE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차전(2대1 승)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전반 내내 상대의 압박에 막혀 패스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상대의 역습에 허둥댔다. 답답한 흐름은 후반 들어 다소 완화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전반에는 우왕좌왕하다가 후반에는 경기력이 살아나는 패턴. 마치 대표팀의 두 얼굴을 보는 것 같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큰 틀에서 보면 해외파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이들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해서다. 대표팀의 주축인 유럽파 선수들은 이동거리, 짧은 훈련 일정 때문에 조광래 감독이 원하는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경기 초반 K-리그 선수들과 유럽파간에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

기성용(스코틀랜드 셀틱)을 제외한 유럽파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주로 벤치를 지키고 있다. 출전 시간이 짧다보니 경기감각을 유지하기 어렵고, 긴 이동시간에 따른 피로로 인해 몸이 무겁다.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독일 볼프스부르크)의 경우 경기감각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 지동원(잉글랜드 선덜랜드)도 마찬가지였다.


UAE 문전에서 슈팅을 시도한 구자철.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그런데 초반 자리를 잡지 못하던 선수들이 경기가 진행되면서 적응력이 생겼고, 전반보다 좀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경기를 조율해줘야 할 확실한 플레이 메이커가 없다보니 초반 부진이 두드러져 보였다. 그만큼 현재 대표팀 전력이 안정적이지 못한 것이다. 조광래 감독의 선수교체와 전술 변화가 후반 효과를 발휘한 측면도 있다.

소속팀 주전경쟁에서 밀린 유럽파 선수들의 경기감각 문제는 이미 예상됐다. 분명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훈련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준 K-리그 선수 중에서 대안을 찾아봐야 한다. A대표팀에 대한 애착이 적거나, 소속팀에서 부진한 유럽파를 반드시 부를 필요는 없다.

폴란드전은 친선경기였고, UAE는 한국이 속한 B조 최하위 팀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경기였다. 조광래호의 목표는 친선경기에서 승리하거나, 3차예선 통과가 아니다. 최종예선에서는 더 강한 팀을 상대해야 한다.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주도권을 내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코칭스태프의 세밀한 선수 컨디션 체크가 필요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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