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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낭떠러지 위에 서있다. 살기 위해서 마법을 부려야 한다.
히딩크 감독은 배수진을 쳤다. 이미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면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일단 이겨야 한다. 그리고 같은 날 독일과 벨기에의 경기(독일 뒤셀도르프) 결과를 지켜봐야한다. 벨기에가 져야 본선에 올라갈 수 있다. 터키 언론들은 벌써부터 최악의 상황을 설정해놓고 히딩크 감독을 물어뜯을 시간만 기다리고 있다.
4년전과 같은 상황이다. 2007년 11월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러시아대표팀은 유로2008 예선 E조에서 한경기를 남기고 승점 21로 조3위를 달리고 있었다. 당시에는 조2위까지 본선에 직행했다. 조2위 잉글랜드와는 승점 2점차였다. 러시아는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더라도 잉글랜드가 비기면 탈락이었다. 러시아는 원정경기였다. 반면 잉글랜드는 홈경기였다. 홈에서는 무패행진을 달렸다. 상대는 이미 조1위를 확정지은 크로아티아였다. 크로아티아가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모두들 러시아의 본선진출 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도 히딩크 감독은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독일 역시 벨기에를 누를 것이다. A조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팀은 벨기에가 아니라 터키다"라고 공언했다. 든든한 우군도 있다. 유럽 도박회사들이다. 유럽도박회사들은 A조 2위 경쟁에서 터키의 손을 들어주었다. 유니베트는 터키의 2위 배당률을 1.05:1로 설정했다. 벨기에의 배당률은 4.5:1이다. 터키의 승리 확률이 4배 가량 높다는 얘기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