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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북한으로 가고, 아버지는 한국으로 오고….'
타히르 카파제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 올림픽대표팀 감독대행과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티무르 카파제 '부자'의 얘기다.
우선 아들인 티무르 카파제는 5일 북한에 도착했다. 2일 대구-인천전(0대2 패)에서 정규시간 90분을 모두 소화한 뒤 3일 고향인 우즈벡행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자국 대표팀 차출때문이었다. 우즈벡은 11일 북한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차전을 치른다. 2002년부터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카파제는 현재까지 중원의 지휘자로 활약하고 있다.
아들이 북한에서 훈련 중인 시각, 공교롭게도 부친 타히르 카파제는 한국에 있었다. 우즈벡 올림픽대표팀 수석코치인 타미르 카파제는 홍명보호와의 평가전(7일 오후 5시 30분·서울월드컵경기장)을 위해 22명의 정예멤버를 이끌고 아들이 뛰고 있는 나라를 찾았다. 바딤 아브라모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 자격으로 북한으로 떠나는 바람에 수석코치인 타히르 카파제가 감독대행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역시 팔은 안으로 굽었다. 타히르 카파제 감독대행은 은근 슬쩍 아들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6일 한국-우즈벡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즈벡은 FC서울 출신 제파로프로 인해 한국 팬들에게 잘 알려졌다'라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아들의 이름을 끼워넣어 답변했다. "제파로프를 필두로 카파제, 게인리히는 우즈벡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선수들이다. 이외에도 주장 무사예프와 코사예프 등 4~5명 정도가 훗날 제파로프의 기량을 육박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고 답했다. 둘이 '부자 관계'라는 것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밝혀졌다. 그제서야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국내 취재진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왜 타히르 감독대행이 왜 아들 카파제를 언급했는지.
파주=글·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사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