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오른쪽 날개 자리를 두고, 염기훈(28·수원) 한상운(25·부산) 남태희(20·발랑시엔)가 진검승부를 펼친다. .
부산의 주공격수 한상운은 이날 오후 집에서 낮잠을 자다 대표팀에 깜짝 발탁됐다. 올시즌 K-리그에서 9골 7도움으로 맹활약했지만 정작 조감독이 관전한 전남전에선 부진했다. 놓칠 뻔한 기회를 가까스로 다시 잡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표팀엔 뽑힌 건 처음이다. 프로에 데뷔한 것 같은 느낌이다. 긴장되기보단 기분이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손흥민 선수가 부상을 당했지만 어떻게 보면 내게는 좋은 기회다. 그 선수보다 못하다는 말보다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평소 롤모델로 언급했던 선배 염기훈과 포지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상운과 염기훈은 여러 모로 닮은꼴이다. 왼쪽, 오른쪽. 최전방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에, 명품 왼발킥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대표팀에 재발탁된 '선배' 염기훈 역시 결코 물러설 뜻이 없다. 배수의 진까지 쳤다. 파주 입소 인터뷰에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잘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상운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K-리그에서 6골 8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A매치 42경기에서 3골에 그친 염기훈은 '대표팀에선 2% 부족하다'는 세간의 편견을 떨치고 명예회복을 노린다. "몸 상태가 좋은 만큼 꼭 잘해내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오른쪽 날개의 마지막 후보인 '영건' 남태희는 29일 오후 지동원(20·선덜랜드)과 파리에서 한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다.
파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