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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는 최근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렸었다.
일련의 사태가 인천 선수단에게 자극제가 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있다. 감독이 팬들로부터 전술과 선수 운영 방법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선수들 입장에서 긴장을 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대전전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리드 상황에서도 조급한 모습을 드러냈다. 찬스 상황에서 성급하게 마무리를 지으려다가 놓친 찬스가 꽤 많았다. 이날만큼은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질타가 약발을 발휘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만했다.
그러나 이날 승리는 오로지 허 감독과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이룬 결정체다. 감독은 비난에도 내색하지 않은 채 팀을 이끌었고, 선수들은 고개숙인 사령탑의 모습을 보면서 한 발 더 뛰려는 노력을 했다. 새벽 특훈을 자청하면서 이를 악 물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정 혁은 "주변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알고 있지만, 실력을 보여주면 분명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선수들의 노력이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전 승리로 인천은 자신감을 얻었다. 그러나 앞으로 전북 현대전을 시작으로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등 상위권 팀과 만나는 가시밭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승리가 불투명한 앞날을 가야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급한 질책이 아닌 인내와 성원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