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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뀔 수도, 멀리 달아날 수도 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대행과 박경훈 제주 감독은 동상이몽이다. 서울은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디펜딩챔피언의 명예를 회복했다. 1승만 추가하면 올시즌 최다 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제주 원정이 분수령인 셈이다.
서울은 제주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닥뜨렸다. 올시즌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데뷔전 상대도 제주였다. 결과는 모두 서울의 해피엔딩이었다. 10년 만의 K-리그 정상 등극에 성공했고, 최 감독은 데뷔전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서울은 2008년 8월 27일 이후 제주전 10경기 연속 무패행진(7승3무)을 달리고 있다.
칼끝이 매섭다. 용병과 토종의 호흡이 정점이다. 데얀, 몰리나와 고명진 하대성 등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인다. 최태욱의 부활도 주목할 포인트다. 그는 13일 전남전(1대0 승)에서 몰리나가 터트린 극적인 결승골의 주춧돌을 놓았다. 수비라인도 숨통이 트였다. 전남전이 전환점이었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두 번째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박 감독은 더 이상 서울전 눈물은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후 올해까지 여섯 차례 서울을 상대해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3무3패다. 그는 "내가 프로 감독이 되고 나서 한번도 이기지 못한 팀이 서울이다. 모든 전력을 쏟아부어 승리하고 싶다"고 했다. 박 감독은 이번에 서울에 이기면 59경기 만에 K-리그 15개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
승부욕이 불타오른 선수도 있다. 득점 3위(11골) 산토스(브라질)는 득점 공동 선두(15골)인 데얀에 도발했다. 그는 "데얀이 이번에는 제주에 와서 한 골도 못 넣고 갔으면 좋겠다"며 상대를 자극했다. 산토스는 최근 10경기 중 6경기에서 득점하는 등 골 감각이 좋다. 전운이 감돈다. 희비는 엇갈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