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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모나코-박주영 줄다리기 최후 승자는 구단?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8-18 15:12 | 최종수정 2011-08-18 15:13


◇박주영. 스포츠조선 DB


지난 시즌 박주영(26)의 소속팀 AS모나코가 프랑스 1부 리그에서 강등될 때만 해도 박주영의 이적은 확실한 듯 했다. 박주영 측은 즉각 "2부 리그에 남아있을 이유는 전혀 없다"고 했고, 얼마 뒤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며 이적 가능한 팀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2부 리그로 떨어진 AS모나코는 중계권료와 입장 수익 등 구단 수입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운영비의 가장 큰 몫인 선수들의 연봉을 줄여야 한다. 박주영은 100만유로(약 15억5000만원)의 고액연봉자다. 박주영을 팔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것이 두 달전 상황이다.

유럽 이적시장 마감시한(31일)이 보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박주영은 여전히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여기저기 들어온 제안을 놓고 구단과 선수의 의견이 엇갈린다. 구단은 높은 이적료, 선수는 높은 연봉을 원한다. AS모나코가 들어온 제안을 놓고 '오케이'하면 박주영이 'NO'라고 하고, 박주영이 마음에 드는 제안은 구단이 내키지 않는다며 차버리고 있다.

최근 지난 시즌 프랑스리그 우승팀 릴OSC와의 이적 협상도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은 본인이 원하는 연봉(160만 유로·약 25억원)에 반색했지만 AS모나코는 릴이 제시한 이적료 200만유로(약 31억원)에 콧방귀를 뀌었다. 이달 초 프랑스리그 스타드 렌의 이적 제의는 박주영이 싫다고 했다. AS모나코는 렌이 제시한 550만 유로(약 85억원)에 구미가 당기는 눈치였지만 박주영은 100만유로의 연봉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계약 기간 중인 선수의 이적에 있어선 적절한 이적료가 전제 조건이 된다. 박주영은 2013년 6월까지 AS모나코 선수다. AS모나코 입장에서는 이적료가 맞지 않는다며 박주영을 내줄 수 없다고 하면 이적은 성사되지 않는다. 계약 기간 내에는 선수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 그렇다고 구단도 선수가 싫다는 곳으로 마냥 등을 떠밀지는 않는다. 선수의 이적 동의를 계약서에 명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구단은 선수가 원하는 팀을 최우선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AS모나코와 박주영은 한 달 넘게 이적료를 놓고 기싸움 중이다. 이적료로 최소 600만유로(약 93억원)를 원하는 AS모나코의 욕심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 박주영의 입장이다. AS모나코는 3년전에 박주영을 데려올 당시 200만유로를 FC서울에 줬는데 이 보다는 훨씬 많은 성장 가치를 인정받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AS모나코 구단관계자는 최근 박주영 측에 "계속 시간만 끌면 이적료가 낮아질거라 보고 선수가 원하는 방향(높은 연봉)으로만 가고자 하는데 AS모나코가 이를 가만히 두고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후문이다. 최악의 경우 이미 개막한 프랑스 2부리그에 박주영을 뛰게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는 협박성 코멘트다. 박주영은 팀훈련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 AS모나코 현 코칭스태프도 2부 리그를 치르면서 박주영을 꼭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8월이 오기전 AS모나코가 욕심을 버려 이적료를 대폭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일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AS모나코는 이적료 인하는 있을 수 없다고 수차례 주장하고 있다. 정 안되면 박주영을 1년 더 데리고 있을 태세다. AS모나코의 강경자세가 허세인지 진실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유망주를 데려다 고액에 파는 것으로 유명한 AS모나코의 전통적인 '축구 상술'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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