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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중(고려대)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는 순간, 리틀태극전사의 여정은 그렇게 끝이 났다.
하지만 무관심의 설움은 리틀태극전사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팀워크만은 자신있었다. 8강에 진출한 2009년 FIFA 청소년 월드컵(17세 이하)때부터 손발을 맞춰왔다. 이광종 감독 역시 팀워크를 강조하며 "(유럽파 외에)뽑힌 21명의 선수들 모두 그들과 비슷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 우려하지 않는다. 남은 선수들이 똘똘 뭉치면 할 수 있다"며 "첫번째 목표는 16강 진출이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리틀태극전사가 상대할 A조는 만만치 않은 팀들이 모여있었다. 우승을 노리는 개최국 콜롬비아, 2010년 19세 이하 유럽선수권대회 우승팀 프랑스, 아프리카의 복병 말리. 한국은 말리를 잡고 콜롬비아와 비긴다는 전략을 세웠다. 예선전이 치러질 해발 2625m의 보고타에 적응하기 위해 콜롬비아 입성 전 미국 콜로라도에서 고지 적응을 마쳤다. 이 감독과 선수들의 얼굴에 자신감이 생겼다.
첫승에 고무된 이광종호는 까다로운 콜롬비아보다 프랑스를 잡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3일 열린 프랑스전에서 한국은 날카로운 세트피스를 선보였지만, 수비불안으로 1대3으로 석패했다. 6일 펼쳐진 콜롬비아와의 최종전에서 졸전끝에 0대1로 패했지만 조3위 와일드카드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에 진출했지만, 리틀태극전사를 바라보는 '역대 최약체'의 시선을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맞이한 최강 스페인과의 16강전. 리틀태극전사들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한수위 개인기량에는 두세명의 압박으로 맞섰다. 쥐가 나고, 넘어져도 또 일어나 스페인의 슈팅에 몸을 날렸다. 전날 한-일전에서 투지마저 실종된 형님들의 경기와는 대조된 모습이었다. 우승후보 스페인은 한국의 투지에 당황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젊은 태극전사는 16강에서 도전을 멈췄다.
실축 후 쓰러져 울고 있는 김경중을 둘러싸고 리틀태극전사들이 함께 모여 패배를 위로했다. '하나가 아닌 팀의 중요성'을 아우들이 콜롬비아 땅에서 보여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