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꺾으려면 1년여전 박지성을 본 받아야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8-09 14:48


전체적으로 한국과 일본 모두 상승세지만 일본은 전력누수가 거의 없고, 한국은 주전 라인에 펑크가 났다. 이번 한일전에 임하는 양팀 전력은 평상시에 비해 일본은 95%, 한국은 85%다.

일본은 측면 수비수 나가토모(인터밀란)가 빠졌지만 미드필드 라인과 공격 라인은 오히려 정비됐다. 해외파도 전부 왔다. 한국은 이청용(볼턴)과 지동원(선덜랜드)이 부상과 팀적응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또 박주영은 몸만들기 중이다.

전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한국이 일본을 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정답은 1년여 전 '그리운 캡틴' 박지성(맨유)이 줬다. 박지성은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 열린 한일전에서 전반 6분 오른쪽 미드필드 혼전 중에 흐른 볼을 잡아 수비라인을 뚫은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아직 경기 분위기도 파악하지 못한 전반 초반에 터진 번개 골로 일본 선수들은 넋이 나가고 말았다. 호기롭게 남아공월드컵 직전 한국을 홈으로 불러 기분좋은 출정식을 하려했던 일본은 충격에 휩싸였다. 골을 넣은 뒤 천천히 일본팬들을 응시하며 그라운드를 돈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는 두고 두고 화제가 됐다. 이후부터는 한국 페이스였다.

홈팀의 이점은 심리적인 안정감에 있다. 이를 흔들려면 무엇보다 선제골이 중요하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선제골을 내준다면 원정팀은 갈수로 패가 꼬일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선 오히려 최전방 라인보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게될 김정우나 중앙 미드필더 이용래, 기성용의 2선 침투, 벼락 슈팅이 유효할 수 있다.

전반적인 경기의 승부 흐름을 놓고보면 키 플레이어는 박주영이다. 현재 박주영의 몸상태는 80% 정도다. 지난 주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집중적으로 몸을 만들었지만 전술적인 움직임이 아닌 경기에 뛸 수 있는 최소한의 몸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풀타임이 힘들 수도 있다. 실전감각이 떨어진 박주영이지만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그의 축구 센스에 기대하고 있다. '조광래 축구'의 최고 전략은 '제로 톱'이다. 다시말해 원톱이 없다. 이를 위해 원톱은 끊임없이 전후좌우로 움직여야 한다. 박주영의 체력부담이 만만찮을 것이다.

또 오른쪽을 지켰던 이청용이 없다. 구자철이 이청용의 공백을 메우지만 당장은 100% 역할을 해내기에는 힘이 부친다. 박주영이 도와줘야 한다. 이근호도 득점력이 있지만 상당히 공격지향적이다. 최종 공격라인의 템포조절을 해줄 사람은 주장 박주영 밖에 없다. 삿포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