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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2도움, 위기의 아르헨티나 구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7-12 11:38


◇남아공월드컵 한국전 당시 메시(오른쪽). 스포츠조선DB

아르헨티나의 축구 스타 메시(24·스페인 FC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에서와 다르지 않았다. 12일(한국시각) 2011년 코파아메리카 조별리그 A조 마지막 코스타리카전(3대0 아르헨티나 승)에서 섀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바르셀로나에선 원톱 공격수로 주로 나선다. 하지만 최전방에 서지 않고 미드필드 진영까지 내려오기 때문에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도 메시는 중원과 측면까지 자유롭게 움직였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유독 작아진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바르셀로나 때처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일부 축구팬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했다.

하지만 메시는 위기의 아르헨티나를 위해 젖먹던 힘까지 다했다. 아르헨티나는 코스타리카를 잡지 못할 경우 8강 자력 진출이 힘든 상황이었다. 이전 두 경기에서 한 수 아래인 볼리비아(1대1), 콜롬비아(0대0)와 연달이 비겼다.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은 시원찮은 경기력를 보여준 자국 대표팀과 메시를 싸잡이 비난했다.

메시는 이날 바르셀로나에서 보다 더 많이 뛰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도 최선을 다한다는 걸 시위라도 하는 듯 보였다. 상대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져도 벌떡 일어났다. 동료 이과인과 아궤로 등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최전방에 선 공격수 이과인의 슈팅이 번번이 빗나가지 않았다면 메시는 도움 해트트릭 이상을 기록했을 것이다. 메시는 프리킥까지 전담해서 찼다.

답답하던 경기는 전반 종료직전 아궤로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아르헨티나 쪽으로 기울었다. 가고의 슈팅을 코스타리카 골키퍼 모레이라가 쳐내자 골대 앞에 서 있던 아궤로가 밀어넣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동안 슈팅 11개 중 6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몰아쳤다. 코스타리카는 11명 전원이 수비를 할 정도 수세적으로 나섰다. 아르헨티나는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온 코스타리카에 고전했다.

이과인 등 공격수들의 골결정력이 떨어졌다. 또 중앙 미드필더 마스체라노와 가고가 공격적인 면에서 매끄럽게 풀어가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와 비교하자면 중원사령관 사비, 이니에스타 같은 선수가 없기 때문에 메시의 기량이 더욱 찬란하게 빛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다.

기선을 제압한 아르헨티나는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후반 8분 메시의 자로 잰듯한 스루패스를 아궤로가 오른발로 차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즐겨하는 플레이가 그대로 나왔다. 11분 뒤 메시의 스루패스를 받아 디 마리아가 왼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트렸다. 메시는 2도움을 기록했다. 이날도 골을 넣지는 못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골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팀 승리를 견인한 주역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승점 5점(1승2무)으로 콜롬비아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자력 진출했다. 아르헨티나의 8강 상대는 C조 2위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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