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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천석 "지동원 등 또래 친구들 활약, 자극제 됐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06-15 19:37


올림픽대표 배천석. 파주=하성룡 기자

대학에서 쉬엄쉬엄 공을 차고 있던 그에게 K-리그와 해외진출은 다른 나라 얘기 같았다. "언젠가는 뛸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거리는 점점 멀어져갔다.

1m86, 78kg의 건장한 체격과 유연성을 고루 갖춘 그다.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거치며 '대형 스트라이커'의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하며 그는 기억 속에 잊혀져 갔다.

그러나 함께 공을 찼던 친구들,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이 K-리그와 해외에 진출해 활약하고 있다. 똑같은 출발 선상에 섰던 동료들이었다. 고등학교때 자주 듣던 "공 좀 차는 선수"라는 말이 귓전에 맴돌았다. 다시 축구화 끈을 조였다. 땀방울의 힘을 믿었다.

그리고 1년. 기회가 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 2차예선을 앞둔 올림픽대표팀의 오만과의 친선 경기. 정강이에 피로 골절 증상이 있어 점프를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죽을 힘을 다했다.

"나도 모르게 높이 뛰었다. 골키퍼 위치 파악하고 높이를 보니 할 수 있겠더라." 다리 때문에 점프도 못하는 선수가 머리로 두 골을 넣었다. 한국의 3대1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덕분에 요르단과의 2차예선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7세 이하 대표팀 출신 배천석(21·숭실대)의 올림픽대표팀 합류 스토리다. 그는 19일 요르단과의 1차전을 앞두고 13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됐다. 15일 대표팀 훈련을 앞둔 배천석은 "이번에 모든 것을 보여 주고 싶다. 올림픽대표팀에 뽑혀서 기분이 정말 좋다"며 방긋 웃었다.

동료들을 경쟁상대라기보다 '자극제'로 삼고 있다고 한다. 지금의 그는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배천석은 "지동원을 보면서 큰 자극이 됐다.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내가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만 든다. 좋은 점은 보고 배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시절 자신보다 저평가 받던 한 살 동생 지동원이 한국축구의 대들보로 성장한 것을 보고 느낀 게 많았나 보다. 이어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윤빛가람 윤석영 오재석 등이 K-리그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고 다시 마음을 가다 듬었다"고 덧붙였다. 그를 다시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 바로 '친구들'이었던 셈이다.

그래서일까. 배천석은 중학교 때 함께 공을 찾던 김영근과 이명주를 챙겼다. 그는 "이번 명단을 발표할 때 '한 명이라도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라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모두 되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해맑게 웃었다. 친구들과 함게 런던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고픈 배천석의 꿈은 파주에서부터 영글어 가고 있었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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