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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용수 감독 고교 스승과 대결하는 기분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6-14 11:38



황선홍 포항 감독(43)은 최용수 감독대행(40)과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자 감회가 새로웠다고 했다.

"세대이 흘렀다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 축구 인생의 제2막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은 11일 K-리그에서 사령탑으로 처음 맞닥뜨렸다. 독수리(최용수)와 황새(황선홍)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4만여 관중이 몰렸다. 90분내내 화끈한 공격 축구가 전개됐다. 누구도 웃지 못했다. 1대1로 비겼다.

최 감독은 15일 지휘봉을 잡은 후 처음으로 고향인 부산을 찾는다. 이날 오후 7시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와 2011년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을 치른다.

또 다른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고교 스승과 정면 충돌한다.

최 감독은 부산 금정초→동래중→동래고를 거쳐 연세대를 졸업했다. 부산교통공사 사령탑인 박상인 감독(59)은 동래고 시절 은사다. 박 감독은 1987년 동래고를 맡았다.

특히 무명의 최용수를 전국구 스타로 만든 평생 은인이다. 박 감독은 1992년 청소년대표팀(20세 이하) 감독 시절 애제자인 최 감독을 발탁했다. 대학 3학년 때였다. 미완의 대기였다. 박 감독은 기술위원회가 저항했지만 고집을 꺾지 않았다. 최 감독은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4골을 터트리며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그는 올림픽대표와 A대표로 승승장구했다.

최 감독은 기분이 특별하다. 특히 일전이 벌어지는 부산 구덕운동장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뒹굴던 곳이다. 그는 "박 감독님은 아버지 같은 분이다. 특별한 인연이었다. 프로에서 은퇴한 직후 팀을 맡았는데 기량과 체력에 모든 선수가 놀랐다. 배고픈 시절이었는데 사비를 털어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셨다. 부지런하다면 별명도 개미라고 붙여주셨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사제대결은 피할 수 없다.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는 "FA컵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려 있다. 구덕운동장은 내 축구 고향이다.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것을 당당하게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싶다. 최강의 전력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 감독도 사제지간의 정은 90분 이외의 시간에도 나눌 수 있다며 양보없는 혈전을 예고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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