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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기성용, 투사 완결판 선보일까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6-06 13:09


조광래 감독은 기성용(22·셀틱) 얘기만 나오면 "투사가 됐어, 투사"라고 말하며 껄껄 웃는다. 지난해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강하게 상대를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기성용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그 주문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기성용은 조광래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다. 훌륭한 체격조건(1m86-75㎏)을 활용해 수비진 앞에 서서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 임무를 수행한다. 소속팀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아 거친 스코틀랜드 무대에서도 생존했다. 상대와 부딪혀 쓰러지지 않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부단히 했다. 셀틱에서 함께 뛰는 '근육맨' 차두리(31)도 자극제가 됐다.

지난 3일 세르비아전(2대1 승)에서는 정점을 찍었다. 장대같은 세르비아 선수들의 예봉을 꺾어놓았다.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패스 길목에 있다가 커트하는 영리함도 보였다. 조광래호가 후반 중반까지 세르비아를 압도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기성용이 활기를 불어넣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투사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며 키플레이어 역할을 했다고 극찬했다.

기성용 최고 경기 중 하나였다. 그는 자신에게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자 "80점 주고 싶다. 실점했기 때문에 100점은 줄 수 없다"고 했다. 가나전에서는 무실점해서 100점짜리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가나전은 또 다른 시험무대다. 세르비아가 높이와 힘에서 강점을 보였다면 가나는 아프리카 특유의 스피드와 유연성이 뛰어나다. 기성용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인 대목이다. 그는 "이제야 조광래 감독이 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기성용의 아버지인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 회장은 "(기)성용이가 세르비아에 피지컬로 맞섰다면 가나전에서는 지능적으로 상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세르비아전에 이어 가나전에서도 유럽 스카우트들이 득실거릴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위), 나폴리(이탈리아 세리에A 3위), 트라브존스포르(터키 수퍼리그 2위) 등이 기성용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성용은 2년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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