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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전]쑥쓰런 박주영 "피앙세에게 골세리머니는.."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6-03 22:57


캡틴, 아니 예비신랑 박주영(AS모나코)을 위한 잔칫날이었다. 북치고 장구치고 노래까지 불렀다.

오는 12일 8년 교제한 여자친구와 결혼하는 박주영은 세르비아전을 즐겼다. 전날 동료들에게 청첩장을 돌린 그는 이날 웃기도 많이 웃었고, 동료들을 독려하기 위해 박수도 참 많이 쳤다.

헌신하는 모습에 이제 주장 자리도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 2월 터키전부터 A대표팀에서 은퇴한 박지성(맨유)에 이어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전반 10분 피앙세에게 선물도 안겼다. 헤딩 선제골을 넣었다. 왼쪽 수비수 김영권이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내 정면에서 껑충 뛰어올라 골망을 갈랐다. A매치 17호골(51경기). 지난 3월 온두라스전에 이은 A매치 2경기 연속골이다.

경기 전 예비신부에게 보내는 골 세리머니를 준비했다고 밝힌 박주영은 천상 경상도 사나이였다. 차마 하지 못하고 관중석 어딘가 앉아 있을 그녀에게 박수를 치는 것으로 세리머니를 끝냈다. 경기 후에는 "골 세리머니는 준비하지 않았다"고 능청스럽게 말문을 연 그는 "골도 넣을 줄 몰랐다"고 했다.

유럽 스카우트들도 박수치고 돌아갈 법한 활약이었다. 박주영은 소속팀 AS모나코가 프랑스 2부리그로 강등돼 빅클럽 이적을 준비 중이다. 이적은 확정적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박주영은 후반 9분 어시스트급 패스를 선보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들에 둘러싸인 박주영은 뒤편으로 오른쪽 수비수 차두리가 전력질주로 오버래핑하자 볼을 띄워 킬 패스를 했다. 수비수 3~4명을 일순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노마크 찬스를 맞은 차두리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었고 크로스를 올려 김영권의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페트로비치 세르비아 감독에게는 또 다시 악몽을 선사했다. 박주영은 페트로비치 감독이 중국을 이끌던 2008년 동아시아선수권대회 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며 3대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됐고, 빅클럽 이적도 머지 않은 박주영이다.

그는 "온두라스전 보다 조직력이 훨씬 좋아져 9월 시작되는 브라질월드컵 예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7일 가나전에서는 "세르비아와는 또 다른 팀이다. 빠르다.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할 것 같다"고 했다.


상암=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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