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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덜랜드 이적설' 지동원 득과 실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06-03 15:15


◇지동원. 스포츠조선 DB

2일 오후 지동원의 에이전트가 전남 광양으로 내려갔다. 지동원의 소속팀인 전남 드래곤즈 구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선덜랜드행과 관련한 숨가쁜 움직임이 감지됐다. 전남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바이아웃 조항은 없으며 지동원을 내보낼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해성 전남 감독은 여전히 반대의사를 표시하면서 "마음 떠난 아이, 억지로 앉혀놓으면 뭐 하겠느냐?"라는 말로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동안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뉴캐슬행 등 수많은 설들이 떠돌았지만 꿈쩍하지 않았던 지동원이다. 꿈꿔왔던 프리미어리그행에는 마음이 움직였다. 지동원 측 주장대로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면 지동원 본인의 의지가 다른 어떤 조건보다 우선한다. 지동원 선덜랜드행의 득과 실을 살폈다.

얻는 것:'연봉 11억' 최연소 프리미어리거

'스무살' 지동원이 선덜랜드행을 확정지을 경우 대한민국 축구 사상 최연소 프리미어리거가 된다. 지난 5월 28일 갓 스무살 생일을 넘긴 지동원은 2009년 만21세에 볼턴행을 택한 이청용보다 1년 빨리 빅리그에 진출하는 셈이다. 프리미어리그 10위 팀인 선덜랜드는 공격진이 취약하다. 애스턴빌라로 이적한 대런 벤트와 부상중인 프레이저 캠벨, 맨유 임대선수 데니 웰백의 공백을 메울 대체자를 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가나 출신의 아사모아 기얀을 렌으로부터 역대 최고액인 1600만 유로(249억원)에 영입했다. 파리 생제르맹의 공격형 미드필더 스테판 세세뇽의 영입에 655만 파운드(115억원)를 썼다. 최근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은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얀에게 경쟁자가 필요하다"는 말로 공격진 재건을 선언했다. 지동원에게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알려진 지동원의 연봉은 100만 달러(11억원)다. 이적료 600만 유로(93억원)에 인터밀란으로 건너간 일본 나가토모 유토(70만 유로, 11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동원의 이적료는 기대 이하지만 연봉은 아시아 선수치고 나쁘지 않다. 2010년 연봉 상한선 5000만원으로 입단한 지 1년여만에 20배가 넘는 몸값 대박을 이뤘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 7억6000만원) 손흥민(함부르크, 9억원) 등 동료 유럽파들의 연봉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 호조건이다. 팀 내 최고 공격수인 기얀(31경기 10골), 미드필더 세세뇽(14경기 3골)이 주전 입성의 최대 경쟁자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될 새 공격수의 면모 역시 지동원의 운명을 좌우할 변수다.

잃는 것: 런던올림픽과 기회비용

지동원이 선덜랜드행을 확정할 경우 런던올림픽 예선전 출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림픽 무대를 꿈꿨던 지동원 개인으로서나 스트라이커난을 겪고 있는 홍명보호 모두에게 아쉬운 일이다. 지동원은 광저우아시안게임 3-4위전 역전골 등 홍명보호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올림픽 본선행에 전력 차질이 불가피하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백업요원으로의 전락을 우려하는 시선들도 적지 않다. 경기 감각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창 성장중인 선수에게 출전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이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지동원의 이적과 관련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입장이다"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에게 발전적인 선택이냐 하는 점이다. 벤치에 앉아 있어서는 안된다. 유럽에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럽에 나가서 경기를 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충고를 건넸다. 정해성 전남 감독은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활약 여부에 따라 100만 달러 선수가 300만 달러 선수가 될 수도 있다. 동원이 정도면 반드시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선덜랜드행이 오늘 장미를 따는 일이 될지,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일생일대의 선택도,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지동원 본인의 몫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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