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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 승부조작 의심경기 비디오 판독한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6-03 11:43 | 최종수정 2011-06-03 11:43


◇지난 1일 황선홍 포항 감독과 정몽규 연맹 총재, 최명용 심판(왼쪽 부터)이 '도박 및 부정행위 근절서약' 에 관한 선서를 하고 있다. 평창=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승부조작 회오리가 프로축구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K-리그 감독들이 두팔을 걷어붙였다. 승부조작 의심이 가는 경기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비디오 판독을 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자발적인 움직임이다.

지난 1일 열린 K-리그 위기 대책 전체 워크숍에서 각 구단 감독들은 머리를 맞댔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고민했다. 감독들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맞아 면저 선수단과 연쇄 면담을 가졌다. 구단의 요청 뿐만 아니라 감독들 스스로 확인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선배 입장인 감독이 나서면 좀더 진솔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속빈 강정이었다. "승부조작, 불법베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던 선수들의 '검은 과거'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말 최강희 전북 감독은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현실을 개탄했다.

비디오 판독은 프로축구 연맹의 의지다. 안기헌 사무총장은 "선수들과 1대1 면담을 한다고 해도 뾰족한 수가 생기지 않는다. 결국은 검찰 조사를 통해서 하나씩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향후 의심가는 경기가 있다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당초 연맹은 심판진에 비디오 판독 요청을 했지만 심판진이 난색을 표했다. 워낙 교묘하기 때문에 심판이라 해도 이를 잡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

워크숍 막판에 감독들은 긴급 회의를 가진 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나서겠다. 매경기 비디오 분석은 원래 해왔던 일이다. 한층 더 신경을 쓰겠다"는 뜻을 연맹측에 밝혀왔다.

사령탑만큼 선수에 대해 잘 아는 이도 드물다. 선수의 플레이 패턴, 컨디션 상태, 부상 여부, 팀 전술 속에서의 약속된 움직임 등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 경기 중 플레이는 순간적인 판단에서 나오기 때문에 승부조작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감독의 눈보다 더 정확한 것은 없다.

이 같은 결의는 승부조작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공감대 속에서 만들어졌다. 다만 승부조작 의심경기를 가려내는 것과 선수의 플레이, 특히 실수부분에서 고의성을 찾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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