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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에서 찾은 해답. 모처럼 승리를 맛 본 서울 SK는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SK가 4연패에서 탈출했다.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 인삼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81대65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김선형이 코트에 복귀한 뒤 첫 승을 거뒀다. 문경은 감독은 "연승 중인 KGC를 꺾은 것보다 모든 선수가 제 위치에서 자기 몫을 다 했다. 우리 팀만 유일하게 연승이 없는데, 반드시 연승을 타겠다는 목표보다 오늘 같은 경기력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시즌까지 SK는 수비가 강점이었다. 애런 헤인즈가 중심이 된 지역 방어는 빈 틈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올 시즌부턴 헤인즈가 없다. "머리가 좋다.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선수 한 명의 부재는 팀 수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문경은 감독은 일단 그 동안 펼쳤던 수비 로테이션을 올 시즌에도 가동했다. 비시즌 동안 철저하게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두 명의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과 드워릭 스펜서는 기본적으로 헤인즈와 다른 유형의 선수다. 또 김민수와 박승리까지 부상을 당했다. 강점이던 SK 수비는 어느 새 약점으로 변했다.
그래서 12월 첫 날 만나는 KGC 전에서는 대량 실점이 우려됐다. 상대는 8연승의 휘파람을 불고 있는 팀. 앞선에는 박찬희 이정현 양희종 등 국가대표 가드진이 버티고 있었다. 게다가 두 명의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와 마리오 리틀도 운동 능력이 좋은 선수들. 문경은 감독은 "솔직히 우리 선수들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전반에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30-15로 앞서는 등 끈질긴 수비로 상대의 야투 성공률을 뚝 떨어뜨렸다. 특히 16점을 넣은 박형철이 이정현을 거머리처럼 따라 붙었다. 김우겸과 이대헌은 오세근을 밀착 마크했다. 전희철 코치는 "다른 수비 전략은 없었다. 바짝 붙어서 '물고 뜯어라'고 주문했다"며 "이것이 주무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수비 리바운드가 승인이다. 자기 것을 자신이 책임지는 부분이 잘 됐다"며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정말 잘 해줬다. 앞으로도 오늘과 같은 경기 내용을 선보인다면 좋은 팀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형 "나 혼자 ?레이 했다"
김선형의 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그는 경기 후 "오늘은 정말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달 2일 원주 동부 전부터 출전한 김선형은 못한 게 아니다. 4경기에서 35분 가까이 꾸준히 뛰며 평균 23.5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잡았다. 하지만 동료와의 호흡이 문제였다. 팀도 내리 패했다. 그는 "복귀한 뒤 정말 죽기 살기로 했지만 손발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짜증도 나왔다"며 "연습보다 미팅을 통해 대화를 나눴다. 연패 팀답게 '투지있게 하자'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부터 반성을 했다. 2,3명을 몰아서 외곽에 볼을 빼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여유가 없었다"고 반성했다.
우리가 알던 김선형의 모습은 KGC 전에서 나왔다. 그의 말마따나 상대의 협력 수비가 들어올 때마다 적절한 패스로 외곽에 있는 동료의 득점을 도왔다. 줄 곳이 없을 때는 스스로 해결사 능력도 발휘했다. 33분33초를 뛰며 14점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김선형이 앞선에서 완벽하게 주도권을 잡으니 경기는 의외로 쉽게 풀렸다. 또한 그는 4쿼터 초반 상대가 따라붙자 4명의 동료를 불러 모으기도 했는데, "정신차리자", "3점은 절대 주지 말자"면서 리더다운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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