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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대학생 시절 늘 붙어 다닌다는 이유로 '쓰리 걸스'로 불렸던 세 명의 절친한 친구 리에, 다미코, 사키의 이야기를 다룬다.
대학 졸업 후 30년이 지나며 차츰 교류가 뜸해졌던 세 사람은 리에가 영국에서의 오랜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일본에 귀국하면서 다시 뭉친다.
주관이 확실하고 계획보다 즉흥적인 감정에 몸을 맡기는 '돌싱'(돌아온 싱글) 리에, 어머니를 모시며 글을 쓰는 싱글 다미코, 남편과 아들과 함께 살면서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문병하는 주부 사키.
서로 성격도 처한 상황도 모두 다른 세 주인공이 부대끼며 서로의 연애, 결혼, 가족관계 등을 관찰하고 비교한다.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감상적이고 부드러운 문체로 우리 주변에도 있을 만한 일상적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렸다.
소담출판사. 360쪽.
▲ 새벽의 틈새 = 마치다 소노코 지음. 이은혜 옮김.
가족과 연인의 반대에도 장례지도사로 일하는 여성 사쿠마 마나는 자신이 일하는 장의업체 '게시미안'으로 걸려 온 전화를 통해 단짝 친구 나쓰메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다.
나쓰메는 대학생 때 쓴 소설로 단숨에 신인문학상을 받고 화려하게 데뷔했으나 이후 눈에 띄는 후속작을 내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런 나쓰메는 평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보다 "인간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돈도 벌 수 있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돌연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다.
가족과 인연을 끊은 지 오래인 나쓰메의 유서에는 절친한 친구인 마나에게 자신의 장례 절차를 맡겨달라는 당부가 담겨 있다.
마나는 친구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동시에 나쓰메의 제단을 어떻게 꾸며야 좋을지, 나쓰메다운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지 고민한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장례업체 게시미안을 배경으로 세상의 편견에 맞서 주체적으로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하빌리스. 404쪽.
jaeh@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