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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고딩엄빠5'가 'MZ 농부' 박재욱의 사연을 끝으로 3년간의 뜻 깊은 여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022년 3월 첫 방송 후 130명의 '고딩엄빠'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고딩엄빠'가 시즌5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4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5(이하 '고딩엄빠5')' 최종회에는 시즌3 출신인 '고딩엄마' 이유리의 남편으로 등장했던 박재욱이 재출연했다. 그는 아내와 10개월째 별거 중임을 밝힌 뒤 "가정을 회복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아내 이유리는 "아들을 위해 이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팽팽한 입장 차를 보였다. 이에 스튜디오 출연진들은 두 사람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본 뒤, "서로의 미래를 위해서 냉정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아울러, 제작진은 시즌5를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작별을 고했으며, 그간 출연했던 130명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3년간의 의미 깊은 발자취를 뒤돌아봤다.
제작진은 아내 이유리의 입장을 듣고자 직접 연락을 했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리는 "현재 아는 언니의 집에서 지내고 있다. 원래 친정에 있었는데, 동네에서 한 번씩 남편과 마주쳐서 다른 도시로 도망치듯 옮겼다. 남편과 이혼하고 싶은데 (남편을) 만나기는 (심적으로) 힘들어서, 제 생각을 전달하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혼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이유리는 "'고딩엄빠3' 출연 후 남편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라고 운을 뗀 뒤, "남편이 집으로 친구들을 부르는 일이 많았다. (부부 싸움을 한) 그날도 남편의 초대로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었다. 남편이 술을 마신 친구들에게 '자고 가라'고 했고,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이미 남편이 일을 나가 집에 없는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유리는 "불편한 상황이었지만 남편이 없으니 내가 그 친구들을 챙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들의 하원 시간은 지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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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박재욱은 집이 아닌 지인의 집으로 귀가했다. 그는 "아내와 아이의 흔적이 남아 있는 집에 있는 게 너무 힘들어 친한 형님의 권유로 그 집에서 살고 있다. 벌써 3개월 정도 됐다"고 설명했다. 직후, 박재욱은 "식사는 했나?"는 지인의 말에 "하루 종일 한 끼도 먹지 않았다"면서 술을 따라 마셨다. 지인은 그를 만류하며 "건강 좀 챙겨라. 그날 이후, 너 다시는 못 보는 줄 알았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이에 대해 박재욱은 "사실 아내의 가출 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있다"고 해 스튜디오를 충격에 빠뜨렸다.
다시 제작진은 이유리와 인터뷰를 이어갔는데, 이유리는 "저도 잘못한 게 많다. 밥도 안 챙겨주고, 말을 상냥하게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게 폭행을 당할 만큼의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 2차 충격을 안겼다. 이유리는 "그날(부부싸움) 이후, 남편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다 깨졌다. 아들도 (그날의 트라우마 때문에) 성인 남성을 무서워하게 됐다. 아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들은 인교진은 "아내의 말이 사실인지?"라고 박재욱에게 물었고, "사실이다"라는 그의 답변에 스튜디오 출연진들은 당혹스러워했다. 결국 이인철 변호사는 "폭행은 이혼의 귀책사유가 된다.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깨끗하게 이혼해주는 것이 아내와 본인을 위한 선택일 수 있다"고 냉철하게 조언했다. 박미선 역시, "혹시 아내에게 바라는 게 있는지?"라고 물은 뒤, "아들만이라도 일주일에 몇 번이든 만나고 싶다"는 박재욱의 답에 "면접교섭권이라는 게 있으니, 냉정하게 생각해서 아들을 위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고 직언했다.
박재욱의 사연이 끝난 뒤, 박미선은 '고딩엄빠'의 아쉬운 종영 소식을 전했다. 박미선은 "2022년 2월 시직한 '고딩엄빠'가 3년여 만에 막을 내린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딩엄빠'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인교진은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출연자분들이 어딘가에서 우리말을 귀담아 듣고 앞으로 나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영은 심리상담사는 "모두가 부정한다고 '고딩엄빠'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음지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청소년 부모'들의 존재를 조명하고 적극적으로 발 벗고 도와주자는 메시지를 그간 전달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감사했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jyn20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