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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오은영 박사가 도저히 좁혀지지 않는 부부싸움에 이혼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칭찬을 하면서도 울컥한 부부. 사연은 남편이 신청했다. 남편은 "매일 싸운다. 서로 양보한다고 하는데 성이 안차는지 저는 날카로워지고 지쳤다"라 했고 아내는 "이게 마지막인 것 같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아내는 "싸우면 입이 거칠다. 욕을 하면 저도 똑같이 욕도 해봤는데 안되더라. 제 자신이 남편과 닮게 변하게는 게 싫더라. 저는 그냥 헤어졌으면 좋겠다. 솔직히 이혼하고 싶다"라 털어놓았다.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오늘, 두 사람의 갈등의 원인부터 파악해보기로 했다.
아내는 "지금은 말을 안하니까 남편이 없으면 청소하고 빨래하고 반찬해놓고 나간다"라 했다. 집 청소를 다 하고 나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가게에 나가 오픈 준비를 했다.
집에 온 남편은 건강식인 백숙을 뚝딱 만들었다. 남편은 "올해 3월 교통사고가 나서 지주막하출혈을 진단 받았다. 뇌출혈, 뇌진탕, 비장 출혈이 있었다"며 "8년 전에 뇌경색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1년을 누워있었다. 그때 불면증, 공황 장애 등 각종 트라우마에 우울증도 왔다. 그 이후로 건강을 챙기게 됐다"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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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카드값이 나와서 생활이 힘드니 살림을 맡겠다 경제권을 달라 했지만 아내와 타협이 쉽지 않았다. 아내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을 시작했고 하고 싶지 않았던 일을 혼자 하게 된 것에 불만을 가지게 됐던 것.
친구를 만난 남편은 "17년 전에 아내를 만났는데 우리 형이 얘길 하더라. '아내가 빚이 있는 거 같으니까 확인해라'라고. 아내는 빚이 없다 했는데 빚이 2천만원이었다. '내가 대신 갚아줄테니 카드 명세서를 가져와라'해서 받았다"라며 아내의 과한 소비로 거액의 빚이 생겼다 말했다.
하지만 친구는 "네가 열을 내면 내 친구지만 무섭다. 여자가 듣고 있으면 얼마나 무섭겠냐"라 반박했다. 아내는 "공격적인 남편에게 말하기가 두려웠다. 쓰지도 않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고백하기가 무서웠다"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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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그때 충격을 받았다. '엄마는 널 버린 게 아니야'라는 말을 차마 못하고 당황스러워서달 래서 재웠는데 멍하기만 했다. 결국 설득 끝에 다시 살던 집으로 돌아왔다"라 회상했다. 이혼 9개월 만에 재결합하게 된 두 사람.
남편은 "3인 가구 생활비에 가게 부자재까지 월 3백만 원으로 정했다"라며 생각하는 생활비 내역을 줄줄 읊었다. 남편은 정확한 내역은 말하지 않고 '이런 저런 걸 많이 썼다'며 잘못을 아내에게 돌렸다.
아내의 2023년 상반기 카드 사용 총액은 4월 빼고는 모두 3백만 원 이하였다. 카테고리별로도 분석했다. 아내는 "당신이 날 사람 취급 안하는 거 같다. 나도 위안받고 싶고 보살핌 받고 싶다"며 울컥했다. 아내는 "제가 정신적으로 병이 드는 거 같다. 그전에는 말대꾸도 못했다. '내가 왜 이런 대우를 받지?' 싶었다. 하녀처럼 밥해주고 일해주고. 화병이, 가슴에 수건을 틀어막고 있는 느낌이었다"라 힘들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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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은 엄마와 사이가 좋았다. 막내딸은 "아빠가 화를 내면 다른 사람이 된다. 아빠랑 단둘이 거실에 있기 싫다. 어색하다"라 속내를 이야기 했다. 웃으면서 말하지만 속상한 아내는 "처음 이혼했을 때 남편이 큰딸에게 잘했다"라 했다. 큰딸 역시 그 당시에는 아빠를 좋아했다. 남편은 "전 딸이 하나 생겨서 좋앗다. 주위에서는 얘기가 있었지만 '저는 어떻게 하면 아내와 아이에게 더 잘해줄 수 있을까' 생각만 했다"라 했다.
남편은 뇌경색 이후 기억력 감퇴가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에 병 후유증이 있을 거라 진단했다. 또 모든 재산과 경제권에 대해 투명하게 공동으로 운영하라 권했다. 오은영 박사는 "그래도 문제가 조금도 해결되지 않으면 이혼도 고려하셔라"라 조심스럽게 말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