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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독일까? 득일까?"…'1947 보스톤' '천박사' '거미집', 추석 맞불 개봉에 쏠린 시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3-08-31 12:36 | 최종수정 2023-09-01 06:47


[SC이슈] "독일까? 득일까?"…'1947 보스톤' '천박사' '거미집…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가을 기대작으로 등판한 휴먼 영화 '1947 보스톤'(강제규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빅픽쳐 제작), 오컬트 판타지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 퇴마 연구소', 김성식 감독, 외유내강 제작), 블랙 코미디 영화 '거미집'(김지운 감독, 앤솔로지 스튜디오·바른손 스튜디오 제작)이 모두 추석 연휴 직전인 오는 9월 27일 동시 개봉을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올해 여름 극장에는 범죄 영화 '밀수'(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를 시작으로 SF 영화 '더 문'(김용화 감독, CJ ENM STUDIOS·블라드스튜디오 제작), 액션 영화 '비공식작전'(김성훈 감독, 와인드업필름·와이낫필름 제작), 재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엄태화 감독,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제작)가 한 주 차이로 연이어 개봉하면서 극장가 치열한 세력 다툼을 벌였는데 그 결과 2편의 성공작과 2편의 실패작이 갈리면서 희비 엇갈린 흥행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특히 여름 극장 2주 차 라인업에 같은 날 함께 뛰어든 '더 문'과 '비공식작전'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여름 극장 첫 주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얻으면서 탄력을 받은 '밀수'의 공세를 꺾기 쉽지 않았던 것. '밀수'의 굳히기 기세에 한 번, 호불호가 컸던 실관람평에 두 번 흔들린 '더 문'과 '비공식작전'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아쉬운 뒷맛을 남겼다. 여름 극장 포문이 열리기 전 4편의 블록버스터가 동시 출격한다는 소식에 영화계에서는 축소된 극장 시장의 물꼬를 화끈하게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막상 뚜껑을 연 여름 관객은 냉정했다. 입소문이 난 1편, 혹은 2편의 작품에만 지갑을 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관객들이 극장으로 대거 몰리면서 개봉작을 모두 섭렵하는 시절은 그야말로 옛말이 됐다.

이렇듯 반쪽 성공으로 혹독한 여름 극장을 보낸 뒤 맞이한 추석 극장가도 쏟아지는 대작으로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추석은 오는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에 일요일인 10월 1일, 그리고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10월 2일, 개천절인 10월 3일까지 최장 엿새간 골든 위크를 보낼 수 있게 되면서 극장가도 불꽃 튀는 경쟁에 돌입한 것. 추석 직전인 9월 27일 '1947 보스톤' '천박사 퇴마 연구소' '거미집'이 동시 개봉을 선언하면서 치열한 극장 쟁탈전을 예고했다.

일단 추석 연휴간 가장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기 위한 세 편의 피 튀기는 경합이 시작됐다. 롯데시네마를 가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1947 보스톤'과 CGV와 같은 계열사인 CJ엔터테인먼트 배급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극장이 없는 바른손이앤에이 보다 상영관 확보에서는 조금 더 심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물론 극장사 상영관 배분 기준은 계열사 작품보다 티켓이 잘 팔릴 '좋은 작품, 재미있는 영화'가 우위이기 때문에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평가가 중요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극장 상영관 확보가 1차 경쟁이라면 이후는 본격적인 관객의 입소문이다. 초반 상영관 확보를 넉넉하게 하지 못하더라도 관객의 입소문이 터지면 극장은 자연스레 상영관을 늘릴 수 있기 때문. 개봉 전까지 일반 유료 시사회는 물론 각종 예능, 유튜브 등 온갖 홍보 수단을 총동원해 전투적인 '작품 알리기'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 하정우와 임시완이 인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영화를 홍보하고 예능 울렁증이 컸던 강동원이 tvN 간판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서는 이유도 다 입소문을 얻기 위해서다.

개봉 이후에도 입소문의 성공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역주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입소문'이 중요한 시기다. 관객들의 영화 선택 기준이 과거 '신작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에서 이제는 '실관람객 반응'으로 옮겨지면서 CGV 골든에그지수(영화 관람 후 평가), 관람객 별점 지수 등의 수치가 실질적으로 영화 흥행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터져 나왔다. 한 영화 관계자는 "여름 시장에서 대작들의 경쟁이 현재 한국 영화계의 현실을 보여줬다. 서로 상생하는 쌍끌이 흥행보다 일단 '나라도 살자' 식의 경쟁이 극에 치달았다. 많은 대작이 쏟아지면 극장판을 키워줄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냉정하게 위축된 극장판은 커지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많은 선택지가 등장해 관객에게 피로감을 안기면서 영화 선택이 더 위축됐다는 분위기도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추석 극장도 대작들이 한날한시 개봉하면서 극장판을 키우기보다는 팀킬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의 시각도 상당하다. 세 작품 모두 쟁쟁한 캐스팅 라인업과 탄탄한 연출진,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로 추석 황금 시즌을 놓치기 어려웠던 속사정도 이해는 되지만 너무 과열된 경쟁이 오히려 서로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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