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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가을 기대작으로 등판한 휴먼 영화 '1947 보스톤'(강제규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빅픽쳐 제작), 오컬트 판타지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 퇴마 연구소', 김성식 감독, 외유내강 제작), 블랙 코미디 영화 '거미집'(김지운 감독, 앤솔로지 스튜디오·바른손 스튜디오 제작)이 모두 추석 연휴 직전인 오는 9월 27일 동시 개봉을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렇듯 반쪽 성공으로 혹독한 여름 극장을 보낸 뒤 맞이한 추석 극장가도 쏟아지는 대작으로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추석은 오는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에 일요일인 10월 1일, 그리고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10월 2일, 개천절인 10월 3일까지 최장 엿새간 골든 위크를 보낼 수 있게 되면서 극장가도 불꽃 튀는 경쟁에 돌입한 것. 추석 직전인 9월 27일 '1947 보스톤' '천박사 퇴마 연구소' '거미집'이 동시 개봉을 선언하면서 치열한 극장 쟁탈전을 예고했다.
일단 추석 연휴간 가장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기 위한 세 편의 피 튀기는 경합이 시작됐다. 롯데시네마를 가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1947 보스톤'과 CGV와 같은 계열사인 CJ엔터테인먼트 배급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극장이 없는 바른손이앤에이 보다 상영관 확보에서는 조금 더 심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물론 극장사 상영관 배분 기준은 계열사 작품보다 티켓이 잘 팔릴 '좋은 작품, 재미있는 영화'가 우위이기 때문에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평가가 중요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개봉 이후에도 입소문의 성공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역주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입소문'이 중요한 시기다. 관객들의 영화 선택 기준이 과거 '신작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에서 이제는 '실관람객 반응'으로 옮겨지면서 CGV 골든에그지수(영화 관람 후 평가), 관람객 별점 지수 등의 수치가 실질적으로 영화 흥행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터져 나왔다. 한 영화 관계자는 "여름 시장에서 대작들의 경쟁이 현재 한국 영화계의 현실을 보여줬다. 서로 상생하는 쌍끌이 흥행보다 일단 '나라도 살자' 식의 경쟁이 극에 치달았다. 많은 대작이 쏟아지면 극장판을 키워줄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냉정하게 위축된 극장판은 커지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많은 선택지가 등장해 관객에게 피로감을 안기면서 영화 선택이 더 위축됐다는 분위기도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추석 극장도 대작들이 한날한시 개봉하면서 극장판을 키우기보다는 팀킬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의 시각도 상당하다. 세 작품 모두 쟁쟁한 캐스팅 라인업과 탄탄한 연출진,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로 추석 황금 시즌을 놓치기 어려웠던 속사정도 이해는 되지만 너무 과열된 경쟁이 오히려 서로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