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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굿잡' 정일우 "촬영 1년, 인대 부상에 분장에..그 자체로 '굿잡'"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9-29 08:30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정일우가 '굿잡'과 함께한 1년을 돌아봤다.

정일우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ENA 수목드라마 '굿잡'(김정애 권희경 극본, 강민구 김성진 연출)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일우는 "꼬박 1년을 드라마 준비와 촬영을 하면서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느끼는 게 많았던 작품인 것 같다. 그래서 현장에서 저희가 감독님이랑 대본, 대사나 상황을 바꿔가며 촬영한 것도 많고, 애드리브나 상황들을 새롭게 만든 것들이 많았다. 탐정 일을 하고 변장을 하니까 대본에 없던 것들도 만들어가며 작업했는데, 그러다 보니 그 어느 작품보다도 애정을 쏟고 배우간 케미도 좋았어서 사실 촬영이 끝나고 굉장히 헛헛하더라. 그래서 이 여운이 오래 갈 것 같기는 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12부작 드라마지만, 1년여간 촬영을 이어가는 등 긴 제작 과정이 이어졌다고. 정일우는 "체감으로는 30부작을 한 것 같다.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촬영하며 사건 사고가 많았다. 제가 촬영을 하다가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발목 인대가 다 끊어져서 아예 못 걷고, 3주간 촬영이 중단됐었다. 그것도 있고, 촬영 직전에 코로나19에 걸려 2주를 쉬고, 그러면서 뭔가 딜레이들이 계속돼서 진작에 촬영이 끝났어야 했는데, 불과 4일 전에 마무리가 됐다. 후시 더빙도 하고 그러느라 아직까지 체감은 안 되지만, 막상 마지막 방송이 나가고 나면 아쉬움이 좀 더 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수많은 변장들도 정일우를 어렵고 힘들게 만들기도. 정일우는 '굿잡' 안에서 노인분장부터 신혼부부, 청소부 등 다양한 인물로 변신을 시도하며 시청자들에게도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정일우는 "저희 드라마가 에피소드가 다양해지며 그 고민도 엄청 많았다. 분장도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미션임파서블'을 보면 톰 크루즈가 노인 분장을 벗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것도 제안을 드렸고 카지노에 갈 때는 약간 미국 스타일로 해보려고 수염도 붙이고 가발도 썼다. 매회 변장을 하는데 있어서 저도 그렇고 배우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재미있게 만들어간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대학교 졸업 작품을 찍는 느낌이었다. 감독님이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잘 받아주시고, 발전시키는 것들이 재미있었다. 그 전에는 대본을 가지고 연기만 했다면, 이번에는 서로가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느낌이 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노인 분장은 특히 기억에 남는 변신이었다. 정일우는 "노인 분장은 제가 본을 뜨고 노인 분장만 네 번을 했는데 기본이 네 시간 이상이 걸린다. 숨을 쉬기도 힘들어서 다시는 안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굿잡'이 무엇보다 주목을 받았던 부분은 신드롬급 인기를 만들어내며 시청률 0.9%에서 17.5%라는 신화를 만들어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후속작이었기 때문. 전작의 큰 성공은 후속작의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굿잡'은 이를 완벽히 이겨내며 3%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정일우는 "이젠 채널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제가 '보쌈'이란 작품을 했을 때도 주위에서 'MBN드라마를 거의 안본다'며 걱정들을 하셨는데, 10% 가까이 시청률이 나왔고, 그래서 작품만 잘 나오면 이제는 이슈가 되는 건 채널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입소문만 타면 어디서 방송을 하든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서 시대가 바뀐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3%만 넘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작이 아무리 잘 나와도 이어받지 못하지 않나. 제로(0)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생각했는데, 어쨌든 3%를 넘고 수목극 1위도 했었고, 그런 부분에서 너무 만족을 한다. 사실 시청률에 연연하진 않는 것 같다.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하지, 시청률은 이미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많은 시청자들이 봤기 때문에 주변의 반응도 좋게 이어졌다고. 특히 이번에는 아버지의 평가도 후했다. 정일우는 "저희 아버지가 열혈 시청자이신데 분장 얘기보다는 '10회가 감정이 좋았다'고 얘기하시더라. 선우의 과거와 모든 것들이 밝혀지며 오열하고 그런 다양한 감정선이 깔렸는데, 그런 것들을 잘한 것 같다고 하셔서 뿌듯했다. 아버지 어머니는 저의 작품을 다 보시는데, 저희 어머니는 항상 따끔하게 '넌 더 좋은 배우가 돼야한다'고 채찍질하시고 아버지는 '잘 하고 있다'고 해주셔서 당근과 채찍을 주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굿잡'은 정일우에게 '굿잡'이란 의미를 주는 작품이 됐다. 정일우는 "사실 '굿잡'을 하는 1년 동안 작품이 저에게 주는 의미가 정말 '굿잡'이었다. 정말 함께했던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굿잡'이었고 작품의 성공여부를 떠나서 굉장히 오랫동안 군대 얘기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굿잡'은 재벌과 탐정 이중생활을 오가는 초재벌 탐정 은선우(정일우)와 푸어우먼 돈세라(권유리)가 만나 펼치는 로맨틱 탐정 수사를 그린 작품으로, 정일우와 권유리가 2020년 작품인 MBN '보쌈'의 성공 이후 곧바로 재회한 작품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두 사람의 더 깊어진 로맨스가 '보쌈'에 이은 '환생 커플'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고, 이에 힘입어 ENA 채널에서 시청률이 3.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넘을 정도로 주목받았다.

한편 정일우는 '굿잡'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고속도로 가족'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이후 11월 개봉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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