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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옥자연 "'마인' 때 카메라 공포증 생겨…서울대 출신 부담감無"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22-09-20 16:36 | 최종수정 2022-09-22 07:24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옥자연은 반전 매력이 많은 배우다.

동양적인 매력이 살아있는 페이스에 서구적인 몸매를 갖췄다. 상당히 스마트한 화법을 구사하고 이지적인 분위기를 풍기지만, 꽤나 털털한 성격이기도 하다. 이렇게 옥자연 본인이 가진 인간적인 매력도 넘치지만, 연기력을 보더라도 꽤 흥미롭다.


2012년 연극 '손님'으로 데뷔한 그는 강인한 여성상을 표현하는데 큰 강점을 보여왔다. 2020년에는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악역 백향희 역으로 이름을 알렸고, '마인'에서 강자경 역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했다. 이번 MBC 금토극 '빅마우스'의 현주희도 마찬가지. 구천대학병원장이지만 남편인 최도하(김주헌)에게 만큼은 헌신적인 사랑을 바쳤고, 그에 대한 믿음이 무너진 순간에도 그를 보호하고 감싸안으려 발버둥쳤다. 그러다 도저히 최도하의 악행을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박창호(이종석)에게 대포폰을 넘겨 최도하를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최도하의 배신으로 정신병원에 갇히기까지 했지만 풀려나와 법정에서 증언을 한다. 옥자연은 이런 캐릭터의 딜레마를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큰 호평을 받았다. 엄밀히 따지자면 남편의 악행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외면하는 현주희도 악의 축으로 분류되지만, 시청자들이 그에게 연민과 동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옥자연이 가진 연기의 힘이다.


그럼에도 옥자연은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현주희를 망쳤다'고 자책하기까지 했단다. 그런 그에게 용기를 준건 팬들의 존재였다. '이제 도하 버리고 행복해져'라는 등의 댓글을 보며 현주희를 위해 기뻐해주는 반응을 보며 힘을 얻었다.

"옛날에는 나에 대한 평가가 혹독했다. 계속 불만족스러웠다. '마인' 때는 제일 힘들었던 때다. '경이로운 소문' 때 허구의 캐릭터이고 재미있게 연기를 했는데 그 기대를 충족시켜야 된다는 부담이 확 왔다. 내가 나를 많이 괴롭힌 시기였다. 카메라 공포증까지 생겼다. 그러다 '빅마우스'에서 워낙 사람들이 따뜻해서 힐링이 됐다. 요즘엔 '슈룹'을 촬영 중인데 너무 즐겁다. 옛날에 재미있고 좋아했던 연기를 찾은 것 같다. 뭔가를 못하면 며칠 동안을 계속 스트레스 받고 괴로워하고 몸이 경직되는데 내가 아끼는 친구가 이러고 있으면 내가 이렇게 대할까 싶더라.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렇게 해온 것 자체가 대단한 거라고 많이 내려놓으려고 하고 있다."


옥자연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로 유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서울대 출신 배우' 타이틀보다는 그냥 '배우'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성장했다.

"중고등학교 때는 취미로 연극을 했지만 배우를 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못했다. 법 공부해서 판검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대학교에 오면서 인문학이 재미있기도 하고 이것저것 놀다보니 주변에서 비슷하게 시작한 친구들은 로스쿨에 갔는데 나는 이미 대학로에서 일주일에 많을 땐 4~5번 연극을 봤다. 흥미가 너무 많이 생긴 거다. 그러다 보니 연기를 하고 싶어서 대학교 4학년 때 진로를 정했다. 아빠는 '어차피 네 인생 네가 알아서 해라' 라는 주의라 말리지 않으셨고 엄마는 좀 걱정은 하셨다. 서울대 출신 배우 타이틀이 엄청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지금은 별 생각 없다. 연기를 오래 한다고 해서 더 쉬워지는 것도 아니지만, 매번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에 즐겁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청춘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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