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고꾸라질 준비→호불호 불가피"…'흥행불패' 김태리, '외계+인'에 쏟은 파워 당당 자신감(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07-18 09:24 | 최종수정 2022-07-18 15:2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데뷔 이래 실패 없는 꽃길을 걷고 있는 배우 김태리(32). '흥행 불패' 아이콘인 김태리가 자신만의 파워 당당함을 가득 담아 자신 있게 '외계+인'을 선보였다.

SF 판타지 액션 영화 '외계+인'(최동훈 감독, 케이퍼필름 제작) 1부에서 천둥 쏘는 처자 이안을 연기한 김태리가 18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외계+인' 시리즈를 선택한 이유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까지 모두 털어놨다.

'외계+인'은 올여름 텐트폴 첫 번째 작품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동훈 감독의 첫 SF 작품이자 시리즈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외계+인'은 영화 내내 통통 살아 숨 쉬는 캐릭터와 고려와 현대, 인간과 외계인의 신박하고 절묘한 만남으로 지금껏 본 적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영화 '아가씨'(16, 박찬욱 감독) 이후 '1987'(17, 장준환 감독) '리틀 포레스트'(18, 임순례 감독) '승리호'(20, 조성희 감독), 그리고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까지 연이어 흥행을 터트리며 '대세'로 떠오른 김태리가 '외계+인'을 통해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김태리는 천둥 쏘는 처자라 불리며 그 누구도 정체를 알지 못하는 인물 이안으로 변신, 유려한 완급 조절로 신비로운 분위기 이면에 자리 잡은 캐릭터의 강인함과 당당함까지 완벽하게 그려내며 스펙터클한 매력을 발산했다.


김태리는 "일단 '외계+인'은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고 재미있었다. 이 작품은 결단코 재미있었다. 인물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시간도 현재와 과거 시간대로 계속 바뀐다. 그럼에도 짜임새 있게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지점이 너무 좋았다. 인물이 흩어져도 결국에는 모두가 관계를 맺고 모두 한 공간에 모인다. '한국판 어벤져스'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며 "최동훈 감독은 장르를 쓰는 감독이지만 그에 앞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최우선에 두는 감독이다. 그런 지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최동훈 감독다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말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작품에 참여하게 돼 영광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같이하고 싶었던 최동훈 감독의 영화 속에서 말을 뱉고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 빠르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오다니'라며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외계+인'은 블록버스터이지 않나? 큰 영화, 작은 영화를 가리는 것은 좀 그렇지만 우리 영화는 큰 관에서 봐도 좋을 영화다. 일단 액션이고 이 영화를 보면서 다들 왁자지껄했으면 좋겠다. 그 넓은 극장 안에 관객의 웃음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액션에 대한 자부심도 남달랐다. 김태리는 "초반에 액션 스쿨을 좀 많이 다녔다. 그래서 정작 현장에서 힘든 지점은 없었다. 액션 스쿨에서 너무 재미있게 배웠다. 액션 스쿨에서 배운 많은 동작이 너무 생략된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굉장히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영화 속에 나만 나오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최동훈 감독이 액션은 표정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표정을 잡기 너무 어렵더라. 초반에 조금 헤맸지만 후반에는 적응해서 다 같이 잘 마무리를 했다. 액션이 있다는 게 배우로서 부담감, 두려움은 아니다. 최동훈 감독은 내 액션을 보고 '표정이 찢었다'라는 칭찬도 해줬다. 무협 액션은 관객이 '와호장룡'(00, 이안 감독)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사람이 대나무 위를 걷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그러나 관객은 그 장면을 좋아한다. 말도 안 되는 것을 그냥 보고 즐기는 것이다. 영화 안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게 없다. 그래서 영화를 즐겁게 보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내가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것, 꿈을 꾸고 상상하는 것, 죽을 때까지 겪지 못한 것을 스크린에 보여주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그렇게 봤을 때 말도 안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최동훈 월드에 다 맡겼을 때 배우로서 대단한 걸 체험하게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설정에 대한 호불호도 솔직했다. 김태리는 "물론 스스로도 영화에 대한 아쉬운 지점은 있다. 이렇게 방대한 스토리가 2부로 나누어졌고 5시간 분량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을 때는 반드시 설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호불호는 불가피한 것 같다. 고려와 현대를 오가는 설정에 대한 설정부터 우리에게 있는 아이템들에 대한 설명도 있어야 했다. 최대한 똑똑하게 보여 줘야 했다. 노력했음에도 방대했던 부분은 인정한다. 시간의 소모가 필요한 작품이다"고 자평했다.

그는 "영화를 보기 전 관계자들이 '2부가 더 재미있어'라는 말을 했는데 당시에는 '왜지? 1부가 더 재미있지 않지?'라는 의문을 가졌다. 최근 시사회를 통해 1부를 보고 알게 됐다. 1부가 설명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1부를 끝내고 소용돌이로 달려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봐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즐기기 위한 에피타이저, 히팅의 시간이 필요해 불가피한 호불호가 생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가씨' '1987' '스물다섯 스물하나'까지 데뷔 이래 실패 없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김태리. '흥행 보증 스타'다운 마음가짐도 다부졌다. 김태리는 "사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다. 언젠가는 고꾸라질 것이란 걸 알고 있다. 고꾸라질 때 심하게 넘어지지 않도록 마음 관리를 하고 있다. 뭔가 성공할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운이 좋을 수 있지?' 생각한다. 내 작품이 성공한 것은 모두 우주의 기운이 갖춰진 운인 것 같다. 언젠가는 잘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는 큰 부담감은 없다. 다만 매니지먼트는 걱정이 많다. 앞으로의 길(차기작)을 오래 고민하는 편이고 그 고민 덕에 그나마 운의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비단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성공 때문에 '외계+인'을 얻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평가하는 것보다 내 이름의 무게, 나의 사회적 위치를 스스로 굉장히 낮게 봤다. 최동훈 감독의 출연 제안에도 '너무 신기하다'라고 느꼈다. 지금은 객관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쓸데없는 겸손을 부리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후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온 것 같다.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나를 정확하게 보고 있다는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예전보다 150배 더 당당하게 있으려고 한다. 예전에는 스스로 구린 부분도 있었고 당당한 척하려고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지금은 진짜 당당한 상태다. 이 순간을 열심히 누리고 즐기고 있다"고 고백했다.


'외계+인'은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이시훈 등이 출연했고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의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매니지먼트m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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