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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역사 속 어디에도 없던 시대와 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환혼'은 의상도 특별하다. 조상경 의상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작업 후일담을 공개했다.
특히 '환혼'은 역사나 지도에 존재하지 않는 대호국을 배경으로 한다. 실존하지 않는 나라가 배경인 만큼 의상 작업이 어려웠을 터. 이에 조상경 의상감독은 "어려웠다"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한국에서 상상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것은 매력적인 작업이지만 그만큼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낯섦과 익숙함의 어딘가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이야기의 핍진성을 만들어가며 낯선 얼굴의 배우들과 새로운 세계는 흥분됐지만 모험이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처음 대본을 받고 가장 궁금하고 여러 이미지가 떠올랐던 것은 혼의 공간이라는 설정이다. 혼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묘사는 대본을 읽을 때 가장 궁금하고 고민됐던 장면이고 이 부분이 타 작품들과 가장 다른 접근의 시작점이었다. 드라마 속 현실 공간과 혼의 공간 등 전체적인 미술 컨셉을 같이 공유, 우리의 옛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의복들을 참고하면서 디자인해나갔다. 늘 모든 영감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다. 배우의 눈빛, 걸음걸이, 음색 등이 모두 자극이 됐다"며 의상으로 구현한 대호국 이미지와 영감을 받았던 순간을 설명했다.
조상경 의상감독은 가장 만족하는 캐릭터 의상을 묻는 질문에 "배우들이 진심으로 사랑스러워서 의상은 사실 늘 부족하지만 아름다운 배우들로 인해 완성된다고 본다. 의상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이야기"라며 "한복을 기본으로 하는 작품을 할 때마다 먼저 고민하는 것은 실루엣과 소재다. '환혼'의 경우는 치마의 주름부터 디자인해보면서 샘플링을 하는 시간이 약 4개월 걸리면서 결정의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고 오랜 기간을 거친 개발 작업을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조상경 의상감독은 홍자매 작가, 박준화 감독과 함께 논의한 의상 콘셉트에 대해 "어디에서 출발할 것인가, 한복은 유구한 역사가 있기에 어느 시대의 분위기가 '환혼'과 가장 적합할까 등 다양한 고민이 있었다. 이에 서로 많은 질문의 시간을 갖고 배우들에게 테스트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를 사랑하고 믿어줬음 하는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가 이제껏 만나지 못했던 낯선 술사들이니 사극이라는 틀 안에서 항상 상투를 틀 수 밖에 없었던 헤어스타일부터 해체하는 선택을 하고 캐릭터에 더 집중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낯선 세계로 초대하면서 위화감 없이 가장 아름답고 호기심 들 수 있게 한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지, 매혹적인 인물로 어떻게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시도했다"며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맞춤형 의상이 탄생할 수 있었던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