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작품, 특별한 경험"…이연희, 첫 연극 '리어왕' 유종의 미 거뒀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이연희가 첫 연극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21일, 연극 '리어왕'이 약 3주 동안의 서울 공연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연희는 극 중 리어왕(이순재 분)의 셋째딸 코딜리아 와 익살스러운 광대 두 역할을 원캐스트로 임하며 전회차 공연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코코딜리아 역으로 완벽 변신한 이연희는 수려한 미모와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광대 분장을 한 채 파격적인 모습으로 재등장, 거침없는 해학은 물론 노래와 춤까지 다채롭게 선보이며 200분이라는 공연 시간 동안 완벽히 객석을 사로잡았다.

첫 연극 무대 도전의 유종의 미를 거둔 이연희가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마지막 공연 소감을 전했다.

-공연을 마친 소감

3개월 동안 배우들과 연출님과 함께 한 시간들이 필름처럼 지나간다.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의 한편, 함께 공연을 만들었던 배우들과의 헤어짐이 많이 아쉬운 것 같다. 무대에 오르고, 관객들을 만났던 모든 순간들이 저에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데뷔 이래 첫 연극 무대였는데, 무대를 선택한 이유는?

MBC 드라마 'SF8-만신'에서 함께 했던 서현우 배우님과의 만남이 저에게 자극이 됐다. 카메라가 꺼져도 지친 기색 없이 그 텐션을 잃지 않고 흔들림 없이 여러 번 연기를 하시더라. 긴 대사를 한 호흡에 이어가는데도 끝까지 에너지를 가지고 가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감독님께 물었더니 '연극을 오래해서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하시더라. 그 때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고, 또 연극을 통해 경험을 더 쌓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주어졌고 주저없이 선택하게 됐다.

-코딜리아와 광대, 두 역할을 동시에 소화했다. 상반된 두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두 캐릭터를 완성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있다면?

코딜리아는 자신의 신념과 생각이 뚜렷한 역할이다. 그리고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오는 모습에서, 아버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강단과 확고한 신념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광대는 어떻게 만들어 가야할지 처음에는 조금 막막했다. 광대 대사들이 해학적인 요소들이 많다 보니 대사들을 이해하는 게 첫번째였다. 대본을 수십 번 읽으면서 숨겨진 뜻을 이해하고, 잘 전달하기 위한 발성과 호흡도 꾸준히 연습했다. 거기에 익살스러운 말투와 행동을 표현하기 위한 움직임을 고민하다가, 평소 서있는 자세와 팔자걸음이 꽤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걸 시작으로 하나하나 덧 입혀 갔던 것 같다.

-이순재 배우를 비롯, 여러 배우들과 하나의 무대를 완성해 가는 경험은 어땠나.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우선 이순재 선생님의 지치지 않는 체력, 그것이 곧 연기에 대한 열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10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연습에도 지친 내색을 안 하시더라. 항상 먼저 오셔서 연습하시고, 그 많은 대사를 외우고 무대에 서신다는 것 만으로도 그저 존경스러웠다. 이순재 선생님은 물론이고 함께 했던 모든 배우들과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무대에 올랐던 경험은 저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무대에서 보여준 새로운 모습에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새로운 도전에 응원과 지지를 많이 보내주셨다. 그리고 공연을 관람하시고 인상 깊었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저도 앞으로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번 공연을 통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준비하면서 배워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중요하고 소중했어요. 연기적으로 훈련해야 할 것들도 많았고, 깨닫게 되는 것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연극 경험이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며 가까이에서 그 분들의 연기를 볼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많은 경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리어왕'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은지?

'잊지 못할 작품' 으로 기억 되지 않을까 싶다. 첫 연극 무대를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그리고 1인2역이라는 특별한 경험으로 시작할 수 있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리어왕' 을 관람해주신 관객분들, 혹은 팬들에게 한마디.

'리어왕'을 관람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저희 공연이 좋은 시간이 되셨기를 바란다. 저의 도전과 선택을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해주시길 부탁 드린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승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