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엄지원 "'산후조리원' 10부작이면 어땠을까..시즌2 행운 바라"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11-27 09:25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엄지원(43)이 '산후조리원'의 시즌2를 꿈꿨다.

2002년 데뷔 후 수많은 인생작을 남겼던 엄지원에게 또 하나의 인생작, 인생캐릭터가 추가됐다. 24일 8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김지수 극본, 박수원 연출)은 엄지원의 인생 연기를 유감없이 담아낸 명작.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현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격정 출산 느와르. 엄지원은 그중 최고령 산모인 오현진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공감 가득한 연기를 전달하며 호평받았다.

특히 '산후조리원'은 매회 진행되는 파격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아냈다. 엄지원과 박하선, 장혜진, 최리 등의 연기력이 남다른 현실감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고, 매회 등장하는 B급 스타일의 연출력이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며 호평받았다. 여기에 '산후조리원'은 "좋은 엄마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다. 아이와 함께 행복한 엄마"라는 의미 있는 대사를 남기며 종영, 완벽한 마무리를 선보였다. 최종회는 전국 기준 평균 4.2%, 최고 5.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엄지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을 통해 '산후조리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엄지원은 '산후조리원'을 마치며 "이렇게까지 뜨거운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동 시대에 살고 있는 평범한 한 여자의 성장이야기라는 관점에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기쁘고, 함께 울고 웃어 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애틋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작품을 끝내면 '잘 끝났다' 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도 있지만 이번 작품을 끝내고 '우리도 다시 모일 수 있을까?' 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산후조리원'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듬뿍 받은 작품. 남녀노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산후세계' 이야기로 주목받은 바. 엄지원은 "바로 내 옆에 그리고 내 삶 속에 있는 이야기지만,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친근하게 느끼신 것 같다. '저거 내 이야기인데?' 라는 생각 때문에 좋아해주지 않으셨나 생각이 든다. 촬영하면서 출산이나 육아에 경험이 없으신 분들도 좋아해 주실까 우려도 있었지만, 특히 실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 감사하게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산후조리원'은 오직 출산을 중심으로 여성의 감정 변화부터 워킹맘, 모성애 등 지금까지 없던 소재를 다룬 바. 엄지원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를 떠올리며 "대본을 읽었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조리원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 한정된 사람들이 드라마틱한 감정들을 겪어내는 게 마음에 들었고, 출산을 통해 한 순간에 최연소 상무에서 최고령 산모 로 사회적 위치가 확 대변되는 설정이 좋았다. 그 중 가장 좋았던 건 시의성을 가지며 코미디적 요소를 담고 있는 작품들을 하고 싶었는데,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 더욱 끌렸다. 또 1부 저승사자 신을 읽고 욕심이 났다. 아이를 낳다가 생사의 경계에 놓이지만 불굴의 의지로 돌아오는 모습이 캐릭터를 너무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내게 '이렇게 만들어보면 좋겠다' 키를 쥐어 줬던 장면이었다. 이를 통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지원은 공감을 높이기 위해 육아 연기에 집중했다고. 그는 "실제 대본에 '현진이 불편해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인다' 라는 지문이 있었다. 지문 그대로 불편한 듯 연기할 수 있었지만, 경험을 해본 지인들에게 어디가 불편한지, 어디가 아픈 건지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자문을 구했던 게 현장에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 출산 신 같은 경우 적나라하게 나오진 않지만 다큐멘터리를 참고하기도 했다. 가장 우려했던 임신, 출산을 경험하신 시청자분들이 공감해 주셔서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극중 엄마(손숙)와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많이 울렸던 바. 엄지원은 "엄마와의 이야기는 경험해보지 않았어도 읽으면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이야기였다. 내 마음을 많이 움직였고, 잘 표현하고 싶었다. 전형적인 모녀연기가 아닌 진짜 엄마한테 떼쓰고 어리광 피우는 모습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모든 신들이 다 좋았고, 손숙 선생님이 엄마같이 제가 하는 연기를 다 받아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손숙 선생님도 아직까지 '손숙 엄마야~' 라고 불러 주시고 '올해 가장 잘한 일은 너를 딸로 맞은 거야' 라고 말씀해 주시며 친 엄마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고 말했다.


또 엄지원은 '산후조리원'의 열린 결말에 대해 "열린 결말이었지만, 10부작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웃음) 현진이는 마지막회에도 나왔듯 현진의 길을 가지 않을까 싶다. 일을 하며 놓친 부분들은 남편 도윤이 챙겨주고 부족한 정보들과 육아고민들은 조리원동기들을 통해 조언을 구하고 살아갈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랬듯 만약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어떤 소재이던 경험한 사람들만 공감하는 이야기가 아닌 모두가 공감할 만한 코드를 찾아내는 것이 숙제인 것 같다. 행운이 주어진다면 시즌 2를 통해 시청자분들을 다시 한번 싶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엄지원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공감하고 또 좋아해 주셔서 그 자체로 행복하다. 고맙습니다. 시청자분들이 저희 작품을 떠올렸을 때 "이런 소재의 재밌는 드라마가 있었지" 라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다가오는 연말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내시길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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