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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20년의 억울한 옥살이 중에도 자신을 믿어줬던 유일한 사람. 이춘재 8차 사건의 재심청구인 윤성여씨가 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 변호사는 이춘재를 대변했을 때의 느낌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이춘재가 총 40여건의 사건을 자백했다. 섬뜩했다. 30년전 범행을 상세히 기억하더라"라며 "이춘재도 마스크를 쓰고 왔는데 헝겊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아 증언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회용 마스크로 바꿔달라고 했고 마스크를 바꿔 쓰다가 얼굴이 공개됐다. 정말 일반인 같았다. 살인자라고 생각할 만큼 날카로워 보이지 않았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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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도관은 "끝까지 살아야 한다"며 윤씨를 응원했을 뿐만 아니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하지만 출소 후에도 윤씨의 삶은 쉽지 않았다. 20년 만에 출소하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친적들에게까지 문적박대를 당해 "오죽했으면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고 싶었다"는 윤씨를 꾸짖고 붙잡아줬던 사람 역시 박 교도관이었다.
윤씨는 교도소에서 보낸 지난 20년간의 세월에 대해 "억울하다. 하지만 지난 세월을 돌이킬 수 없다. 내가 그 사람들 원망한다 한들 나만 얹혀서 분노가 쌓이는 거다. 지금은 나를 믿어줄 사람들은 다 믿어준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런 윤씨에게 박 교도관은 "외롭게 있지 말고 형 근처로 이사 와라. 이제 진짜 가족처럼 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윤씨는 그 제안을 조심히 거절하며 "누구한테 피해 주기 싫고 저 나름대로 아직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자립하고 능력이 되면 갈 생각이 있다. 지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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