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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드라마의 위기가 계속되는 이때, 위기를 타파할 대안으로 학원물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방영돼 시청률 대비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던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도 학원물이 성공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으로, 학원물 등장의 물꼬를 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지난해 방영됐던 '어하루'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큰 반응을 이끌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대만 내 OTT플랫폼에서 서비스된 드라마 중 통합 조회수 1위에 오르는가 하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지역의 한국 엔터테인먼트 채널 중 각각 62%와 51%의 시청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어 최근에는 교복을 입은 인물들이 다수 등장하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17일 방송을 시작한 JTBC '라이브온'(방유정 극본, 김상우 연출)은 워너원과 뉴이스트로 10대들에게 이미 유명한 황민현과 '인간수업'으로 상승세를 쳤던 정다빈이 주인공을 맡은 작품. 두 배우 모두 드라마 주인공은 처음인데다 황민현은 방송 연기 자체가 처음이지만, 첫 방송 이후 '내용이 흥미롭다'는 평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았다.
KBS2 '디어엠'도 시선을 모은다. 내년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NCT 멤버인 정재현의 첫 드라마 데뷔작.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으로 주목받았던 박혜수도 주인공을 맡는다. '디어엠'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지는 않지만,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최근 등장한 학원물들의 공통점은 10대와 20대, 그리고 해외에도 널리 알려진 주인공들이 다수 출연한다는 것. 타깃층을 확실하게 잡고 있는 주인공의 등장은 드라마 자체에도 힘을 주기도 한다. 이에 따라 해외 판권 판매와 투자 등을 적절히 끌어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여기에 '학원물'이라는 특수한 장르가 주는 가벼움이 아이돌 멤버들의 연기 도전을 돕기도 한다. 일반적 로맨틱 코미디, 장르물 등으로 연기에 도전하기는 부담스럽지만, 학원물의 경우 편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탄탄한 원작의 존재 역시 학원물 탄생의 배경이다. 지난해 흥행했던 '어하루'도 올해 방영 예정인 '여신강림'도 모두 원작이 존재한 작품. 한 제작사 관계자는 "이미 흥행력이 검증된 웹툰 원작 중에 학원물이 많다는 점도 다양한 학원물이 탄생한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인지도 높은 배우들로 인한 투자의 용이성은 거스를 수 없는 유혹. 이 관계자는 "드라마 포맷이 다양화 되면서 웹 드라마로 각광받던 학원물 기획이 늘어났고, 해외 수출이나 투자가 가능한 아이돌 멤버 섭외도 용이하다. '짤'로 드라마를 보는 젊은 세대 공략에도 용이하고, 유튜브 등을 통한 부가수익에도 도움이 된다"며 "요즘 드라마 산업이 시청률만 잘나와서, 광고만 잘 붙여서 먹고 살기 힘들다. 투자, 수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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