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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천재 도굴꾼이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 '도굴'(박정배 감독, 싸이런픽쳐스 제작).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도굴'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이날 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남다른 촉과 직감을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 역의 이제훈, 자칭 한국의 '인디아나 존스'이자 고분 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 역의 조우진, 고미술계 엘리트 큐레이터 윤실장 역의 신혜선, 전설의 삽질 달인 삽다리 역의 임원희, 그리고 박정배 감독이 참석했다.
이제훈을 주축으로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등 환상의 케미스트리도 '도굴'의 관전 포인트로 작용했다. 타고난 기질의 도굴꾼으로 외향적인 스타일부터 도굴 과정의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며 완벽히 강동구로 변신한 이제훈과 능청스럽고 차진 코미디 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한층 더 높인 것은 물론 이제훈과 환상의 티키타카를 펼친 조우진, 임원희,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고미술계 큐레이터로 반전 변신한 신혜선까지 기상천외하고 짜릿한 팀플레이로 영화를 가득 채웠다. 침체된 극장가, 보석 같은 구원투수이자 보물이 발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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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신혜선은 "영화를 보면서 '나는 정말 고생을 안했구나' 싶었다. 선배들의 티키타카가 좋았다"며, 임원희는 "배우들의 호흡이 정말 좋았다. 코로나19로 지친 여러분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박정배 감독은 "'이런 배우라면 새롭겠다'라는 생각으로 기대감을 갖고 캐스팅을 했다. 내가 언하는 배우로 캐스팅이 다 이뤄졌다. 말이 안 될 정도다. 처음부터 이래도 되나 싶다. 함께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이제훈은 항상 머리에 영화밖에 없는 사람이다. 집에서도 영화만 본다고 하더라. 현장에서도 영화만 집중해 나 또한 긴장하게 됐다. 연기하면서 감동받은 부분이 정말 많다. 조우진 역시 존슨 박사 역할이 촐랑거리면서 자칫 얄미울 수 있는데 사랑스럽게 잘 표현됐다. 연기적인 부분이 워낙 다 훌륭하다. 조우진은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였다. 현장에서 파트별로 스태프들 회식을 모두 시켜줬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제훈은 "지금까지 작품을 선택할 때 영화에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볼 때 '잘봤다'라는 느낌을 받고 있더라. 내 작품 중에 그런 작품이 있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런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도굴'이었다. 시나리오 자체에서 강동구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유연하고 능청스러우면서 천연덕스럽게 상황을 요리한다. 그저 나는 그 흐름에 맞춰 연기를 했다. 분석이나 다른 레퍼런스를 보며 연구한 것이 아닌 시나리오를 보면서 강동구라는 인물을 그냥 흡수한 것 같다. 물론 실제 모습과는 좀 다르지만 이 작품을 통해 능청스러움을 많이 가지게 된 것 같다. 주변에서도 '말주변이 많아졌다'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고 웃었다.
그는 "현장에 가면 항상 즐거웠다. 배우들과 앙상블을 생각하며 리듬감 있게 연기하려 했다. 현장에서 다치지 않게 잘 뒹굴고 숙소가서 씻자는 마음으로 몸을 던졌다. 큰 스트레스 없이 잘 즐긴 작품이었다. 이번 작품이 정말 행복이었다"고 곱씹었다.
이어 "도굴하는 장면에서 실제로 전동 드릴을 썼는데 너무 무거웠다. 몸이 저절로 덜덜 떨렸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그런데 임원희 선배가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 멋있게 땅을 파려고 해도 폼이 안 났는데 임원희 선배는 너무 잘, 신명나게 땅을 파 인상적이었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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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장을 오랜만에 벗었다. 너무 날리는 캐릭터일까봐 잡으려고 애썼다. 혹시 촐랑대거나 오버스러우면 안 될 것 같아 어려웠다. 코미디 연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사람을 즐겁게 하고 웃음짓게 하는 것은 어렵다. 진정성 하나 가지고 파고든다면 한스푼 미소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박정배 감독에게 계속 재미있는지 재차 확인하면서 작업했다. 여러 분들의 감정을 건드려야 하는 배우의 사명감이 있지 않나? 앞으로 더 재미있게 연기하고 싶다"며 "애드리브는 매일 재미있는 대사나 동작을 선물드린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많이 편집 당했지만 강동구와 고분벽화 도굴하는 무용담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애드리브가 있었다. 박정배 감독의 '컷' 소리가 났는데 아무도 안 웃더라. 등골이 오싹했다. 재차 말하지만 코미디 연기는 정말 어렵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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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배 감독은 "장소는 시나리오에 있었던 그대로 설정했다. 선릉을 작업하는 장면이 있는데 안에서 실제로 촬영할 수 없어서 실제 80% 규모의 큰 세트를 만들었다. 그걸 만들면서 세트 티가 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미술팀이 훌륭하게 잘 만들어줬다. 영화를 먼저 본 스태프는 실제 선릉 현장에서 찍은줄 알더라. 우리가 만들어서 촬영해야 하는 부분을 미술팀, 촬영팀과 고민을 많이 하면서 리얼리티를 담아내려고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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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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