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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을 주축으로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등 환상의 케미스트리도 '도굴'의 관전 포인트로 작용했다. 타고난 기질의 도굴꾼으로 외향적인 스타일부터 도굴 과정의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며 완벽히 강동구로 변신한 이제훈과 능청스럽고 차진 코미디 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한층 더 높인 것은 물론 이제훈과 환상의 티키타카를 펼친 조우진, 임원희,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고미술계 큐레이터로 반전 변신한 신혜선까지 기상천외하고 짜릿한 팀플레이로 영화를 가득 채웠다. 침체된 극장가, 보석 같은 구원투수이자 보물이 발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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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배 감독은 "'이런 배우라면 새롭겠다'라는 생각으로 기대감을 갖고 캐스팅을 했다. 내가 언하는 배우로 캐스팅이 다 이뤄졌다. 말이 안 될 정도다. 처음부터 이래도 되나 싶다. 함께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이제훈은 항상 머리에 영화밖에 없는 사람이다. 집에서도 영화만 본다고 하더라. 현장에서도 영화만 집중해 나 또한 긴장하게 됐다. 연기하면서 감동받은 부분이 정말 많다. 조우진 역시 존슨 박사 역할이 촐랑거리면서 자칫 얄미울 수 있는데 사랑스럽게 잘 표현됐다. 연기적인 부분이 워낙 다 훌륭하다. 조우진은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였다. 현장에서 파트별로 스태프들 회식을 모두 시켜줬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제훈은 "지금까지 작품을 선택할 때 영화에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볼 때 '잘봤다'라는 느낌을 받고 있더라. 내 작품 중에 그런 작품이 있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런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도굴'이었다. 시나리오 자체에서 강동구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유연하고 능청스러우면서 천연덕스럽게 상황을 요리한다. 그저 나는 그 흐름에 맞춰 연기를 했다. 분석이나 다른 레퍼런스를 보며 연구한 것이 아닌 시나리오를 보면서 강동구라는 인물을 그냥 흡수한 것 같다. 물론 실제 모습과는 좀 다르지만 이 작품을 통해 능청스러움을 많이 가지게 된 것 같다. 주변에서도 '말주변이 많아졌다'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고 웃었다.
그는 "현장에 가면 항상 즐거웠다. 배우들과 앙상블을 생각하며 리듬감 있게 연기하려 했다. 현장에서 다치지 않게 잘 뒹굴고 숙소가서 씻자는 마음으로 몸을 던졌다. 큰 스트레스 없이 잘 즐긴 작품이었다. 이번 작품이 정말 행복이었다"고 곱씹었다.
이어 "도굴하는 장면에서 실제로 전동 드릴을 썼는데 너무 무거웠다. 몸이 저절로 덜덜 떨렸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그런데 임원희 선배가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 멋있게 땅을 파려고 해도 폼이 안 났는데 임원희 선배는 너무 잘, 신명나게 땅을 파 인상적이었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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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장을 오랜만에 벗었다. 너무 날리는 캐릭터일까봐 잡으려고 애썼다. 혹시 촐랑대거나 오버스러우면 안 될 것 같아 어려웠다. 코미디 연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사람을 즐겁게 하고 웃음짓게 하는 것은 어렵다. 진정성 하나 가지고 파고든다면 한스푼 미소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박정배 감독에게 계속 재미있는지 재차 확인하면서 작업했다. 여러 분들의 감정을 건드려야 하는 배우의 사명감이 있지 않나? 앞으로 더 재미있게 연기하고 싶다"며 "애드리브는 매일 재미있는 대사나 동작을 선물드린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많이 편집 당했지만 강동구와 고분벽화 도굴하는 무용담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애드리브가 있었다. 박정배 감독의 '컷' 소리가 났는데 아무도 안 웃더라. 등골이 오싹했다. 재차 말하지만 코미디 연기는 정말 어렵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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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배 감독은 "장소는 시나리오에 있었던 그대로 설정했다. 선릉을 작업하는 장면이 있는데 안에서 실제로 촬영할 수 없어서 실제 80% 규모의 큰 세트를 만들었다. 그걸 만들면서 세트 티가 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미술팀이 훌륭하게 잘 만들어줬다. 영화를 먼저 본 스태프는 실제 선릉 현장에서 찍은줄 알더라. 우리가 만들어서 촬영해야 하는 부분을 미술팀, 촬영팀과 고민을 많이 하면서 리얼리티를 담아내려고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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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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