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개콘' 폐지→갈곳 없다?…유튜버로 대박난 '웃찾사' 개그맨들 "기회는 있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0-06-09 11:22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1년 장수 프로그램 KBS2'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아쉽게 폐지됐다. 연구동 여자화장실 '몰카'사건까지 터져나왔고 지난 5일에는 프로야구 중계에 밀려 마지막회가 결방되기까지 하면서 불명예 퇴진이 됐다.

KBS개그맨들도 사실상 '패닉'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개콘' 하나만 보고 활동하던 개그맨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크다. 한 방송 관계자는 "대학로 공연도 다 무너진 상황에서 '개콘'이 없어지면서 개그맨들이 실직자 상태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귀띔했다.

이런 상황은 예전과도 오버랩된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이나 MBC '웃으면 복이 와요'도 인기 하락으로 폐지 수순을 밟은 바 있다. 당시에도 많은 지상파 공채 개그맨들이 한순간에 방송을 잃어버렸다. 그들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

물론 개그맨을 포기한 이들도 많지만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큰 성공을 거둔 이들도 많다. 특히 유튜브로 진출해 '파워 유튜버'가 된 이들이 눈에 띈다.

개그맨 손민수 임라라 커플의 유튜브 '엔조이커플'은 173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다. 임라라는 2015년 SBS '웃찾사'를 통해 데뷔했다. 손민수는 2014년 tvN '코미디빅리그'로 방송을 시작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이들은 "당시 호프집 알바, 텔레마케터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후 2017년 2월 유튜브를 시작했고 결국 3년만에 웬만한 개그맨들의 수익을 넘어서는 스타가 됐다.

누구나 한번쯤 봤으 법한 '엘리베이터 방귀 몰카'가 바로 이들의 작품이다. 이 영상은 1162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이들은 유튜브 수익만으로 적게는 월 5000만원에서 1억원을 얻는다고 분석되고 있다.


'동네놈들'은 개그맨 안진호 최부기와 슈퍼모델 출신 정재형이 뭉친 채널이다. 안진호는 2009년, 최부기는 2014년 SBS 공채 개그맨이다.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들의 채널 '동네놈들'은 111만 구독자를 모으고 있다. '몰카'를 주 아이템으로 하는 이들의 '헬스장 몰카' 편은 1273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들은 월 2000만원에서 4000만원의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명 개그맨만 관심을 모으는 것이 아니다.

이수근 김준호 김대범 강유미 안윤상 졸탄(이재형 한현민 정진욱) 등 이름이 알려진 유명 개그맨들도 대부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개그맨들의 강점은 콘텐츠다. 언제 어디서든 웃길 수 있다는 것은 개그맨들의 무기와 같다. 단순히 지상파 방송이라는 플래폼에 국한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보다 유튜브와 같은 플래폼이 트렌드리더들에게 더욱 각광받고 있다. 이같은 플래폼에서 인기를 모은다면 지상파 방송 못지않은 인기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개콘'이 폐지됐다고 의기소침할 시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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