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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JTBC '날찾아' 서강준이 '늑대의 은빛 눈썹'의 그 외로운 소년이었다. 이를 깨달은 박민영은 서강준을 뜨겁게 끌어안았다.
은섭은 그토록 바랐던 해원에게 닿는 순간 미치도록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만큼 마음속엔 오랜 과거에서 시작된 불안도 꿈틀대고 있었다. 행복이 절정에 놓인 순간 눈앞에서 사라지는 경험했기에, "따뜻하고 다정한 것들이 전부 불안했다". 그에게 행복이란 모래 위에 지어놓은 모래성처럼 단숨에 사라지는 위태로운 것이었다. 차라리 행복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면 이리 무섭지도 않을 텐데, 이미 그 달콤한 순간을 맛봤고, 그것이 사라진 뒤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점점 커져만 가는 해원을 향한 마음을 멈출 수 없었다. 빛이 저물어 어둠 속에 살고 있던 은섭에게 따사로운 봄 햇살이 다시금 드리운 순간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캄캄한 어둠 속에만 갇혀 살지 않기로 다짐했고, 그곳에서 나와 조심스럽게 햇빛 안으로 한 걸음 발을 내디뎠다. 인생에서 가장 밝게 내리쬐는 빛 안으로 들어온 은섭의 얼굴은 어느새 스며든 햇살만큼이나 밝아져 있었다.
해원이 은섭의 가장 밑바닥의 시간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한결 더 단단해졌다. 종필(강신일)과 여정(남기애)은 은섭의 친부모가 아니었다. 그는 본래 부랑자인 친아버지와 함께 산속을 누비던 아이였다. 남들이 뭐라 할지언정 아버지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은 그에게 찬란했던 봄날이었다. 그러나 행복을 주던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그렇게 남겨진 어린 은섭을 발견한 건 현재 부모가 되어준 종필과 여정. 행복이 사라지면 불행이 찾아와야 하는데, 다정한 손길로 자신을 씻겨주고 야밤에 자신의 옷까지 사 오는 종필과 여정은 한없이 따뜻하기만 했다. 그래서 은섭은 더 불안했고, 더 두려웠다. 이 세상 모든 행복이 무서웠던 이유였다.
그의 깊은 내면의 불안을 알게 된 해원은 생각했다. "네가 그 소년이었구나. 너도 그 소년이었구나. 너도 나만큼 추웠구나"라고. 그리곤 언제가 했던 말처럼 은섭을 빈틈없이 꼭 끌어안았다. 하지만 은섭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늑대의 은빛 눈썹' 소년은 결국 진짜 사람이 사는 마을을 찾아 평생 그곳에서 행복하게 산다는 것을. 바로 지금의 은섭처럼 말이다. 그리곤 약속했다. 무척이나 추웠을 서로를 있는 힘껏 안아주기로, 그래서 서로의 따뜻함이 서로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그렇게 영영 따뜻하도록".
'날찾아' 제10회, 오늘(31일) 화요일 밤 9시 30분 JTBC 방송.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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