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이익은 없다.'
일단 올 스톱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단계가 지난 23일 심각 수준으로 오른 이후 25일을 전후해서 재택근무 혹은 특별 유급휴무 등에 돌입했다. 정부의 시책에 호응하면서도, 만약 회사 내에 확진자가 나왔을 경우 게임 서비스를 일정 기간 접어야 하는 최악의 선택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1일 현재까지 게임사 내에선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한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 등 최소 수억원이 소요되는 원격 접속 시스템을 빠르게 확장, 개발자들이 한꺼번에 접속해 그래픽을 비롯해 게임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리소스를 무리없이 저장하면서 동시에 작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게임사들은 이런 시스템 확장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대부분 사무실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에, 재택근무는 사실상 휴업과 마찬가지"라며 "상황이 빨리 호전되기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토로했다.
게다가 현재 상위권 매출을 올리고 있는 모바일게임들의 경우 대부분 엔씨소프트나 넥슨, 넷마블 등 대형사의 게임이라 업데이트가 다소 늦어져도 당분간 매출을 유지하거나 혹은 일시적으로 더 늘어날 경우도 있지만, 하위권 게임은 업데이트를 해야할 콘텐츠 개발이 늦어지면서 계속 뒤처지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더불어 중국산 게임들의 영향력도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이지만, 우한과 후베이성에 집중된 상황인데다 이미 중국에서 출시가 된 게임을 선보인 탓에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어 국산 게임들이 고전하고 있는 지금이 매출 극대화의 최적 기회라 할 수 있다. 'AFK 아레나', '라이즈 오브 킹덤즈', '기적의 검', '명일방주' 등 중국산 게임들이 1일 현재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상위 10위안에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공동 시설인 PC방 출입도 줄어들면서 온라인게임 이용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회사인 게임트릭스가 발표한 2월 3째주 자료에 따르면 사용시간 상위 20개 게임 가운데 19개가 전주에 비해 최대 22%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독보적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조차도 전주에 비해 9.66%나 사용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2월 4째주 상황은 더욱 안 좋아질 것은 분명하다. 일반 가정에서의 사용시간은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별다른 이익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움은 함께 나눈다
상황은 좋지 않지만, 게임사들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 5일 스마일게이트가 중국대사관을 통해 우한시에 1000만 위안(약 17억원)을 기부한데 이어 넥슨도 14일 같은 금액을 냈다. 두 회사는 각각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라는 온라인게임으로 중국에서 매년 1조원대 이상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었다. 펍지도 중국 적십자사를 통해 5억원, 위메이드는 허베이성 단체에 각각 1억 7000만원을 보냈다.
하지만 이후 국내 상황이 악화되면서 관심은 전환됐다. 넥슨은 대한적십자사에 25일 20억원의 성금을 전달했고, 이어 28일에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각각 20억원을 기부했다. 또 엔씨소프트는 PC방 사업주를 지원하기 위해 3월 이용요금의 50%를 환급해주기로 했다. NHN은 재택근무에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협업 서비스인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를 중소 및 중견기업에 3개월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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