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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열두번째 용의자' 김상경X허성태, 시대정신 녹여낸 미스터리 심리 추적극(ft.살인의 추억)(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9-26 13:0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혼란한 시대적 배경과 긴장감 넘치는 심리 추적극이 만난 새로운 영화 '열두번째 용의자'가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한 유명 시인의 살인사건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밝히는 심리 추적극 '열두 번째 용의자'(고명성 감독, (주)영화사 진 제작). 2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상경, 허성태, 김동영, 고명성 감독이 참석했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관객들에게 눈길을 끌었던 '열두 번째 용의자'는 중에게 첫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전쟁 직후 1953년 가을, 남산에서 벌어진 한 유명 시인의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건을 조사하는 수사관과 용의자들의 심리 대결은 한정된 공간과 특정된 용의자들 안에서 인물간의 다층적인 서사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한 명 한 명 용의자를 추적하며 마지막 열두 번째 용의자와 맞닥뜨리게 하는 장르적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더 중요한 건 살인사건의 해결이 아니라. 한 개인의 살인사건에서 시작한 사건이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이후의 한국의 정체적 사회적 상황으로 확장되는 과정이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청산되지 못한 과거와 혼란한 정치 상황 속에서 억울하게 반역자로 내몰리는 선량한 시민들의 삶은 현재의 한국 상황을 반추해 볼 수 있게 해준다.
26일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임하고 있는 고명성 감독, 김상경, 허성태, 김동영. 용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9.26/
이날 고명성 감독은 "영화 속 시기를 혼란 해방 후에 제대로 된 일제 청산과 성찰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이 터졌고 전쟁 이후에 모든 것들이 혼잡한 상황이었다는 게 저에게는 중요했다. 이 시대부터 우리의 역사의 단추가 잘못 꿰어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있다"며 극중 시대 설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고 감독은 "그리고 시대극에 적은 예산에 함축적으로 효과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12명의 성난 사람들'이라는 영화에 여감을 얻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영화 속 무대인 '오리엔타르 다방'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고전 작품 '오리엔탈 살인사건'에서 따왔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사건 담당 형사관 김기채 역의 "제가 영화 '화양연화'를 좋아하는데 그 영화 속에 나오는 1940~50년대의 감성을 굉장히 좋아한다. 영화에서 제가 올빽 머리로 나오는데 그렇게 나온 영화가 나온 적이 없다. 그런데 반면에 우리나라는 그 시대가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세계 군인들이 참전하는 전쟁이 흔치 않았지 않았나"며 극중 시대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그는 고명선 감독의 올드한 감성을 좋아한다며 "'올드'하다는 것이 곧 '뉴'이다라는 말을 감독님이 하시는데 그 말에 굉장히 공감을 했다. 우리 영화가 멋과 기교가 많은 영화는 아니다"며 "그런데 감독님이 확실히 올드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던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엔리모 모리꼬네의 영화음악을 들으면서 처절하게 울더라. 그 모습을 보니 이 사람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굉장히 좋았다"며 "또한 작은 공간 안에서 느껴지는데, 굉장히 긴장감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26일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임하고 있는 김상경. 용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9.26/
극중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김기채. 김상경은 이러한 캐릭터에 대해 "보통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선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이분법적으로 대하는데, 저는 사람이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권선징악을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배우를 하면서 계속 인간을 탐구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지점에서 이 역할이 악역일 수도 아닐 수 있는데, 이 인물을 당시에 '그런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걸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저는 제 역할로 그런 질문을 하고 싶었다. 제가 생각하는 김기채라는 인물은 화두를 던지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우는 입체적인 변화가 있는 캐릭터를 좋아 한다"고 말을 더했다.

또한 김상경이 극중 엄청난 대사량에 대해 "대사가 거의 랩 수준으로 많았다. 저의 큰 아들은 제가 중얼거리면서 연습하는 걸 많이 봐서 괜찮은데 늦둥이 세 살짜리 아이가 저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사실 저는 왜이렇게 대사가 많은지, 한걸 후회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내가 '그래서 오빠만 할 수 있는거야'라고 말해줘서 용기를 얻고 할 수 있다는 최면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오리엔타르 다방 주인 노석현 역의 허성태 역의 "영화의 플랫폼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건 김동영 배우였다. 내용을 떠나서 제한된 공간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심리는 다루는 영화를 좋아한다.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주고 받고 하는 것 자체도 좋아하지만 제한된 공간이라는게 정말 매력적이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그런데 무엇보다 동영이가 연락이 와서 형과 같이 하고 싶다고 하더라. 감독님에게 먼저 연락을 받기전에 동영이에게 연락을 받았다. 제가 동영이를 엄청 좋아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6일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임하고 있는 허성태. 용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9.26/
또한 그는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것에 대해 "사실 제가 주연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다. 김상경 선배님의 주인공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저희를 전부 주연으로 크레딧으로 올려주셨는데 정말 상경 선배님만 믿고 갔다. 감독님과 상경선배님의 연기를 믿었다"고 말했다.

비밀을 간직한 화가 박인성 역의 김동영은 "시나리오에서 인성이라는 캐릭터를 봤을 때 감정을 표출하면 안되는 캐릭터이고 그 안에 제가 표현해야 할 게 과하지 않게 절재를 하면서 표현해야 했다. 이런 역을 해본적이 없어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도 들어서 캐스팅해주신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김상경은 영화가 가진 특성상 정치적 성향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전했다. "배우가 이름을 얻고 나면 정치적인 곳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 그런데 저는 한번도 그런데 참석해 본적이 없다. 관련해서 안성기 선배님께 여쭤본 적이 있는데 '배우가 한쪽에 서게 되면 반을 잃게 되는게 나라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저는 그 말에 공감한다. 저는 저의 정치 성향을 스스로 모른다"며 "그런데 다만, 저는 연기할 때 정치적인 성향으로 관객을 무시할 수 없다. 사실 제가 '화려한 휴가'와 이런 영화를 출연했는데 어떤 정치적 성향 때문에 한 건 아니고 인물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또한 생각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영화를 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26일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임하고 있는 김동영. 용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9.26/
그러면서 "저는 빨갱이가 아니다. 예전에 '일베'이런데 제가 '화려한 휴가'했다고 빨갱이로 올라갔다고 하더라. 저 빨갱이 아니다. 저는 대단한 역사적 소명있는 사람이 아니라 열심히 가족을 부양하는 배우일 뿐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날 김상경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 주연배우로서 최근 용의자 특정 된 것에 대한 소감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실 '살인의 추억'은 촬영할 때 혼란이 있었다. 피해자를 위해 영화를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TV에서 피해자의 가족들의 인터뷰를 하는걸 봤다"며 "그런데 피해자 가족분이 지나간 일을 왜 꺼내서 뒤흔드냐며 너무 싫어하시더라. 그래서 굉장히 혼돈스러웠다. 그래서 그런 감정을 가지고 시간이 지나왔다. 그런데 화성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되고 봉감독님께 문자를 남겼는데, 감독님이 저를 '태훈아(극중 이름) 끝났다'고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26일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임하고 있는 김상경. 용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9.26/
이어 그는 "예전에 '살인의 추억'이 개봉되고 나서 '지나간 일을 끄집어 내는게 무슨 소용이냐'라는 질문을 한 기자분에게 받은 적이 있다. 제가 그때 '기억하는게 응징의 시작'이라는 말이 너도 모르게 튀어나온 적이 있다"며 "제가 '공소시효'라는 미제사건을 다룬 파일럿을 다룬 MC도 봤었다. 영화화 되지 않는 미제 사건이 너무 많더라. 사람들에 관심도 없이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이 너무 많더라. 만약에 '살인의 추억'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잊혀졌을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한편, '열두 번째 용의자'는 신예 고명성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연출작이다. 김상경, 허성태, 박선영, 김동영, 장원영, 김지훈, 정지순, 남연우 등이 출연하며 오는 10월 10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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