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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흥행보다 중요한 책임감"…김명민, 잊혀진 역사 '장사리'에 눌러 담은 진심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9-19 13:5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잊혀진 역사를 알려야 한다는, 세대의 책임감을 느낍니다." 배우 김명민이 '장사리'에 임하는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진심이었다.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에 불과한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되었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전투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이하 '장사리', 곽경택·김태훈 감독, 태원엔터테인먼트 제작). 극중 유격대의 리더 이명준 대위 역을 맡은 김명민이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되는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작품 속에서 그려진 이순신 장군 중 최고라 꼽히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부터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로 꼽히는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까지, 출연하는 작품과 배역마다 맞춤옷을 입은 듯 소화하며 연기의 본좌, '명민좌'라는 별명까지 얻은 배우 김명민. 매번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켜온 그가 '장사리'를 통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리더상을 연기한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이명준 대위는 출중한 리더십과 판단력으로 유격대를 이끄는 리더. 772명의 학도병들과 함께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그는 상륙 직전 태풍에 좌초될 위기를 겪고, 상륙한 해변에서부터 인민군의 집중포화를 받으며 난관에 봉착하지만 최선을 다해 작전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날 김명민은 평소 유쾌한 성격과 달리 시사회에서 보여줬던 진중한 자세에 대해 장난스럽게 질문을 건네자 "9월이 먼저 가신 학도병분들을 위한 추모 기간이다. 전승 기념일에 참여한 이후로 마음과 몸을 그 분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임하기로 했다"며 남다른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영화는 배우가 단순히 영화를 찍고 흥행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정말 어떤 사명감이 느껴지더라. 학도병분들의 유가족 분들을 만나고 살아계시는 참전용사분들이 먼저 가신 분들에게 전하는 말을 들어보니까 정말 마음이 다르더라. 9월 6일에 참전 용사들을 뵈면서 진짜 히어로들을 뵈면서 정말 감격과 벅참의 눈물을 많이 흘렸다. 배우로서 어떤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전했다.
어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관람했다는 김명민은 "이번 영화를 제 3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학도병들을 다룬 영화이다 보니까 제가 대위 역로 학도병을 이끄는 사람 아닌가. 학도병과 섞일 수 없는 계급의 사람 아닌가"며 "그래서 조금 떨어져서 제 3의 입장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물론 학도병뿐만 아니라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화이기도 하다. 문산호에 승선했던 모든 분들의 영화다. 그럼에도 772명의 학도병들이 비추는 게 더 중요한 영화다"고 덧붙였다.남다른 의미를 지닌 영화이지만 상업 영화이기에 흥행 성적을 피할 수 없는 게 사실. 김명민은 영화의 주연배우이자 큰 형으로서 흥행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당연히 배우가 책임을 져아하는 부분이 있지만, 사실 그런 흥행 여부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다. 단지 제가 필요로 하고 제가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모하게 도전하는 편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물론 주연 배우가 흥행에 대해 상관없다고 말하는 건 직무유기일 수도 있다. 물론 흥행은 중요하다. 많은 분들이 보셔야 이런 역사가 알려지는 것 아닌가"며 "이런걸 알리는 게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흥행이 중요하지만 흥행만이 전부가 아니고 이런 작품에 출연했다는 게 의의를 가지고 있고 알려야 하는 의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뽕' 영화에 대한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는 국뽕 영화를 만들려고 한 적이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영화의 어린 민초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야기다. 같은 민족끼리 싸운 것이 가슴 아픈 역사인 것이다. 그것에 초점을 둔거다"며 "그리고 '국뽕'이라는 표현을 빗대어서 표현하시는 것 같은데 보는 관점에 따라서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우리 영화는 '국뽕'만을 강조하는 영화는 아니다.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희생에 대한 이야기다. 결코 반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명민은 극중 이명준 대위를 연기한 과정에 대해 묻자 "철저히 그 당시 이명준 대위가 있다면 '이렇게 행동했겠지?' 라고 상상하며 시대를 초월해 인물과 공감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아이들을 보면 감정적으로 막 끓어오르는 게 있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배제하려고 했다. 리더는 이성적으로 비춰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극중 곽경택 감독에게 자신이 연기한 이명준 대위를 죽여 달라고 요구했다던 김명민. 그는 "극중 나를 죽여달라고 했다. 학도병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들을 전장으로 데리고 나온 인물로서 내가 죽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 죄책감을 해소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모델이신 이명흠 대위님께서는 살아남으셔서 이 학도병들의 희생을 알리려고 노력하셨다. 그렇게 때문에 이명준 대위를 죽음으로 몰수는 없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명민은 함께 호흡을 맞춘 후배 최민호의 태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중 폭파신 촬영 도중 눈가 근처에 파편이 튀어 부상을 입은 바 있다는 최민호에 대해 언급하며 "정말 눈가 가까운 곳에 파편이 뛰었는데 정말 위험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얼굴에 흙 분장을 하니까 그게 화상을 입은 건지 분장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 가서 보니까 화상이었고 정말 위험했다"고 입을 뗐다.

이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촬영장으로 복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촬영현장에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민호 스스로 촬영장으로 복귀하겠다고 하고 오더라"며 "정말 후배이지만 정말 멋있었다. 정말 배우로서 최고의 자세였다. 민호가 오지 못해도 모두가 이해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본인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건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중 학도병을 이끄는 이명준 대위처럼 촬영 현장에서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했던 김명민. 후배들을 책임져야 하는 책임감은 없었냐는 질문에 "제가 책임져야 할 거는 맛있는 거 사주고 도닥여주는 거다. 요새 친구들은 정말 자기 일을 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영화에서 보면 정말 배우가 아닌 것 같은 친구들은 하나도 없었다. 마음이 정말 뼛속부터 배우인 아이들만 있었다. 정말 그 아이들이69년 현장 속 그 아이들 같았다"며 "쉴 때도 편한데 가서 쉬면되는데, 쉴때도 참호 속에 들어가 있고 그러더라. 그리고 콜타임 이런 걸 신경 쓰지 않더라. 콜타임이 정해져 있어도 일찌감치 촬영장에 와서 녹아있더라"고 칭찬했다.

한편,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곽경택 감독과 김태훈 감독이 공동 연출하고 김명민, 최민호, 김성철, 김인권, 곽시양, 메간 폭스, 조지 이즈 등이 출연한다. 9월 2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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