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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멜랑꼴리한 고공 감성"…'버티고' 천우희→유태오가 열 멜로 신기원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9-18 12:01


영화 '버티고'의 제작보고회가 18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 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다. 무대로 입장하는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의 모습.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9.1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일, 사랑, 가족들 사이에서 불안전한 관계와 두려움을 많이 담고 있는,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청춘들에게 공감되는 멜랑꼴리(Melancholy, 구슬픈)한 영화다!"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여자가 창 밖의 로프공과 마천루 꼭대기에서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영화 '버티고'(전계수 감독, 영화사도로시·로렐필름 제작).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버티고'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비밀스러운 사내연애를 하며 현기증에 시달리고 있는 계약직 서영 역의 천우희, 회사에서 유능한 직원이자 서영의 연인 진수 역의 유태오, 건물 외벽 청소를 하는 로프공 관우 역의 정재광, 그리고 전계수 감독이 참석했다.

아찔하게 높은 고층 빌딩이라는 장소를 독특하게 활용, 그 안에서 위태롭게 하루하루 버티는 인물들과 유리창 밖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또 한 사람의 시선을 통해 서로 다른 세계에 대한 동경과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을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담은 '버티고'. 도심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빌딩숲, 고층 빌딩 안에서 일어나는 일상들이 많은 이들에게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버티고'는 웰메이드 감성 드라마로 올해 가을 관객을 찾게 됐다.

오는 10월 3일 개막하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기대를 모으고 있는 '버티고'는 특히 충무로 '대세'로 떠오른 천우희를 중심으로 '레토'(19,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무서운 신예 유태오, 독립영화계 스타 정재광까지 가세한 작품으로 더욱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충무로를 이끌 '믿고 보는 배우'로 구성된 '버티고'가 10월 스크린을 달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전계수 감독은 "현기증과 이명을 앓고 있는 30대 직장 여성의 이야기다. 천우희가 아름답게 추락하는 영화다. 감정의 진폭이 정말 큰 영화다"고 소개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천우희는 "JTBC '멜로가 체질'이 방영되고 있는 와중에 '버티고'가 개봉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30대 여성의 이야기다. '버티고' 속 서영은 이제 갓 30살이 된 계약진 여성이다.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여성이라면 공감이 많이 될 것 같다. 일, 사랑, 가족들 사이에서 불안전한 관계와 두려움을 많이 담고 있는 캐릭터다. 특히 내가 비슷한 또래라 더 공감을 한 것 같다. 게다가 이 영화 마지막 대사 한 줄에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스포일러라 지금 말 할 수 없지만 그 대사로 인해 이 작품을 출연하고 싶었다. 내가 느꼈던 것처럼 다른 분도 위로와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많은 공감과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멜로가 체질' 속 진주와 '버티고'의 서영은 결 자체가 다르다. 극복, 표현 방식 자체가 다르다. 나로서는 이 두 캐릭터를 동시에 선보일 수 있어 재밌다. 관객도 신기하고 흥미롭게 보지 않을까 싶다. 연기할 때는 내가 겪은 감정이라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려보고 싶었다. 이 영화 자체가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스킬 보다는 진심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고민한 끝에 상황에 있으려고 했다. 생각이나 계산보다는 그곳에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고 작품에 임한 태도를 밝혔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천우희는 "늘 선이 굵거나 특수한 상황, 극적인 역할을 많이 해왔다. 항상 내가 공감할 수 있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 이런 현실적인 캐릭터를 많이 보여주게 됐다. 이 캐릭터와 작품에서 감정의 진폭이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다르게 보일 것이다. 최대한 열심히 연기하려고 했고 내가 느꼈던 감정을 캐릭터에 반영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계수 감독은 "'버티고'는 시나리오를 쓴지 꽤 오래된 작품이었다. 운이 좋게 프로덕션을 시작하게 됐고 30대 여배우 중 천우희를 찾게 됐다. 촬영 전 많은 이야기를 통해 캐릭터를 공감했는데 촬영 때 천우희가 움직이는 걸음걸이, 말하는 방식 등 내가 시나리오를 쓸 때 상상했던 서영의 모습과 너무 일치해 놀랐다. 천우희는 서영 그 자체였다. 서영 역할은 대체 불가했다. 실제로 서영 나이에 내가 '버티고'를 썼는데 18년 뒤 천우희를 만나 '버티고'를 선보이게 됐다"고 의미를 전했다.


천우희에 이어 유태오는 "'레토' 이후 바쁘게 지냈다. 그런 가운데 '버티고' 개봉을 너무 기대하고 있었다. CG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 좀 기다리게 됐다. 내가 '레토' 이후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라 더 반갑고 기대된다"며 "특히 '버티고'는 천우희와 함께 호흡을 맞춰 좋았다. 과거 한 영화 뒤풀이 장소에서 천우희를 잠깐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 서로 멜로로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버티고'로 그 염원을 이루게 돼 너무 기뻤다"고 고백했다.

전계수 감독은 유태오에 대해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와 곧 방영될 SBS 드라마 '배가본드'에서 강렬한 모습으로 나오는데 알고보면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한 부드러운 감성을 가진 멜로에 최적화된 배우다. 7년 전 함께한 전작 '러브픽션' 때 단역으로 나와 인연이 있었다"고 무한 애정을 전했다.


정재광은 "로프공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소방 대원에서 인명 구조를 하는 훈련을 받기도 했다. 그 훈련을 짧게나마 같이 참석해서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이야기의 길이는 달랐지만 임하는 자세는 같은 것 같다"고 밝혀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한국의 스파이더맨'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조금 더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 다행히 롤러코스터를 타는 걸 좋아해 고공 연기는 어렵지 않았다. 전계수 감독 믿으며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버티고'는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 등이 가세했고 '러브픽션' '삼거리 극장'의 전계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0월 1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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