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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1%지만 괜찮아..'멜로가 체질', 극한 호불호 속 '띵작' 된 이유(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9-06 15:50


사진=JTBC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시청률은 1%대에 머물렀지만, '멜로가 체질'은 누군가에게 확실한 인생작이자 '띵작(명작)'이다.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이병헌 김영영 극본, 이병헌 김혜영 연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병헌 감독,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안재홍, 공명이 참석했다.

'멜로가 체질'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 코미디 영화의 새 역사를 쓴 이병헌 감독의 방송 드라마 첫 도전작으로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코믹하게 담아내는 드라마다. 드라마 작가 진주(천우희), 다큐멘터리 감독 은정(전여빈), 드라마 마케팅팀장 한주(한지은) 세 여자의 이야기가 현실감 있게 펼쳐지고 있다. 시청률 면에서는 아쉽다. 1%대로 시작한 방송이 지난 방송분까지도 1.2%(8월 31일 방송분,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저조한 기록을 내고 있다.

저조한 시청률이 이어지면, 현장의 분위기는 쳐지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멜로가 체질' 촬영장의 분위기는 좋았다. 이병헌 감독 자신도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할 정도. 배우들 전원이 입을 모아 "행복했던 촬영장"이라고 했던 '멜로가 체질'은 상반된 극과극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돌아이'들의 모임 같아서 재미있고 현실적이란 반응도 이어지지만, 다소 상황을 꼬아가는 탓에 극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단점도 존재했다. 이 부분이 바로 '띵작'과 '1%'를 가른 중요한 기준. 이병헌 감독은 자신이 써놨던 길고 긴 대사들에서 원인을 찾았다. 이 감독은 " 제가 써놓고도 대사량이 어마어마했다. 내가 쓰고도 '배우가 이걸 어떻게 하라고 이걸 써놨을까' 하는 대사들이 많았는데, 안되면 끊어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욕심을 냈는데, 배우들이 끊지 않고 해주셨다. 경이로운 경험을 했던 무시무시하게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시청률이 저조한 원인을 현재 심층적으로 분석 중이라는 그는 "심층적 분석 중인데 끝나지 않았다. 제가 목격한 것이 있다. 저희 나이 어린 20대 초 중반, 10대 우리 사촌들과 드라마를 봤는데, 이해 못해서 자꾸 질문을 하더라. '아 내가 그 지점까지 헤아리지 못했구나'. 어떻게 보면 포용력이 좁은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부담도 있고 압박도 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1%가 뜨겁고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이상하게 분위기가 좋다. 그 수치를 가지고도"라고 말했다. 배우들도 감독도 이해하지 못하는 좋은 분위기까지도 '멜로가 체질'스러운 지점이었다. 반면에 '띵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뭘까. 이 감독은 "이해를 하는 분들은 깊게 공감하고, 이해해주시는 것 같다.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타깃층이 한정적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우리 드라마를 이해하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의 공감치가 크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 각각의 캐릭터도 인상깊다. 전여빈은 극중 홀로 어두운 느낌을 담당하고 있어 튄다는 느낌까지 생겼지만, 오히려 배우들 사이에서는 부드럽게 묶여가는 분위기다. 전여빈도 자신이 연기 중인 이은정의 캐릭터가 튄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앞으로 그의 캐릭터에는 죽은 남자치구인 홍대(한준우)와의 이별과 새로운 인연 막말 감독 상수(손석구)가 존재한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역시 여기에 맞춰져 있다. 여기에 스스로를 '돌아이'라고 하는 천우희의 배역 임진주와 손범수(안재홍) 사이에도 그린라이트가 꾸준히 켜질 예정. 예측이 불가능한 러브라인과 인연을 보여주고 있는 황한주(한지은)와 추재훈(공명)의 인연도 후반부에서 이어진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매력을 가진 '멜로가 체질'은 배우들에게도 인생작으로 남을 전망이다. 천우희는 시청률 반등을 위한 '한방'은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앞으로 남은 회차들도 지금과 같은 방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방이 있다기 보다는, 마지막 엔딩을 봤을 때 한회차의 엔딩이든 16부까지 다 봤을 šœ 마음이 꽉차는 충만한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봐야할 드라마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 충분히 '멜로가 체질'을 채워가겠다는 의지이자 각오였다.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제공
그러나 핸드폰을 흔들어서 다시 볼 정도로 1%라는 시청률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이병헌 감독은 정확한 '한방'들을 공개했다. 그 '키'는 바로 러브라인이다. 이 감독은 "잠이 좀 덜 깨서 핸드폰을 흔들었을 뿐"이라고 변명을 덧붙인 뒤 "저희 드라마의 한방은 모든 드라마가 그렇지만 반환점을 돌았고 뿌렸던 것을 거둬들일 시간이다. 진주와 범수의 키스신 정도는 스포일러를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제가 생각했던 지점에서 이 드라마는 진주와 범수가 저에게 선발투수였다. 수치를 떠나서 6이닝 정도는 퍼펙트로 막아준 것 같다. 중간계투가 한주고 마무리가 은정이라고 생각했다. 은정이가 이제 정리를 해줘야 한다. 홍대라는 환상의 사람과 정리를 해줘야 한다. 눈물이 기다리고 있다. 한주가 말한 예측하지 못한 결과들. 예상에서 벗어난 재미. 로맨스와 눈물과 에측불허의 결과물. 그런 쪽으로 생각하면 궁금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한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소 아쉬움도 있는 드라마지만, 공감을 무기로 한 '멜로가 체질'은 확실히 누군가의 인생작.

이병헌 감독은 "공감형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거다. 공감을 끌어내는 드라마를 하면서 내 이야기가 없다고는 못한다"며 "저는 30대로서 뒤돌아봤을 때 '왜 그렇게 행복하지 못했을까, 왜 나 자신을 놓지 못했을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다시 시작하는 것에 있어서 두려움도 생겼고, 다시 무엇이든 일이든 사랑이든 시작해야 하는데 어떤 용기 같은 것, 별거 아니라도 누가 던져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인물들을 보면 다시 시작하기 직전의 사람들로 묘사가 된다. 무언가를 끝나고 다시 시작하기 전의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이 사람들이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이든 사랑이든 가볍게라도 용기를 던져주고 싶었다. 저에게 하고픈 말이기도 했고 필요한 말이기도 했다"고 밝히며 공감에 주목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제공

올 한 해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의 감독에서 1%대 시청률을 유지 중인 '멜로가 체질'의 극본과 감독을 동시에 맡기까지, 이병헌 감독은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를 보내는 중이다. 이를 통해 겸손한 마음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1600만부터 1까지 다 해서, 저도 참"이라며 "반성도 하고 있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다. 우리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고 기획된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것들을 감아하고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아침에 시청률을 확인하는데 눈이 잘 안 떠지더라. 처음에 포털에서 오타인 줄 알고 핸드폰을 흔들어 봤다. 그만큼 부담과 압박이 나에게도 있었다는 것을 알고 겸손해지는 시간이었다. 올해 초 어마어마한 수치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자칫 나 자신도 모르는, 흔들림과 불손함들을 잠재울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아까도 말씀을 드렸듯이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 저에게 기회를 주신 제작사와 채널, 배우들에게 감사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멜로가 체질'은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서 시작이 될 전망. 이 작업들에 대한 매력을 깨달은 그는 앞으로도 TV 드라마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정말 공부를 많이 했다. 지금 드라마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물, 점수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이 다 저에게 공부다. 왜 사람들이 덜 보고 왜 좋아할지를 보는 것이 공부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것의 간극이 어떻게 좁혀야 할지, '이병헌 감독이 호텔 델루나를 한다'면 이상하지 않나. 그런데 저도 시청률은 높고 싶다. 그 과정 중에 있다. 후발주자라고 하기에는 쑥스럽지만, 그분들에게는 '안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나만 하는게 좋다는 말 하고 싶다. 죽을 것 같다. 글을 쓰든 연출을 하든'이라고 말했다. 그냥 저만 하고 싶다"고 말해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더했다.

매주 금, 토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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