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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홍자매 "'구미호'→'호텔 델루나'..10년 걸쳐 세계관 완성"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9-03 08:10


사진=스튜디오드래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가 '호텔 델루나'의 탄생 과정을 공개했다.

'홍자매'로 불리는 홍정은, 홍미란 작가는 KBS2 '쾌걸춘향'(2005)을 시작으로, SBS '마이걸'(2005), MBC '환상의 커플'(2006), KBS2 '쾌도 홍길동'(2008), SBS '미남이시네요'(2009),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MBC '최고의 사랑'(2011), KBS2 '빅'(2012), SBS '주군의 태양'(2013), MBC '맨도롱 또Œf'(2015), tvN '화유기'(2017)를 공동 집필했다.

또 홍자매는 지난 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홍정은 홍미란 극본, 오충환 연출)을 집필, 시청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호텔 델루나'는 엘리트 호텔리어가 운명적인 사건으로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을 맡게 되면서 달처럼 고고하고 아름답지만 괴팍한 사장과 함께 델루나를 운영하며 생기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이지은(아이유)과 여진구, 조현철, 박유나, 신정근, 배해선, 표지훈(피오), 강미나 등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호텔 델루나'는 올해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들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집계 유료 전국가구 평균 12%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이던 '아스달 연대기'가 기록했던 자체 최고 시청률인 7.7%의 두배에 가깝다.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작가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스튜디오드래곤 사옥에서 '호텔 델루나'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홍미란 작가는 '호텔 델루나'의 세계관 탄생 계기는 2009년 방영됐던 SBS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만들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홍미란 작가는 "꼬리가 아홉개 달린 구미호가 평범한 남자를 만나서 사랑하게 되고, 꼬리가 점점 없어지면서 죽어가게 됐다. 그때도 구미호의 전생 부분이 사극으로 나왔었는데, 그 부분도 설화를 모티브로 했다. 그때의 판타지부터 지금의 '호텔 델루나'까지 온 것 같다"며 "'주군의 태양'을 만들 때가 배경이 호텔이었는데, 당시에는 그냥 귀신이 왔다갔다 했다면, 이번에는 진짜 귀신들이 살다가 갈 수 있는 공간으로 호텔을 만들었다. 제작환경이 좋아지고, 기술의 발전이 있다 보니 거대한 호텔 세트를 지을 수 있었다. 웬만한 특급호텔 못지않은 사이즈와 복도를 가지고 있고, 미술 감독님이 직접 벽지부터 새로 디자인해서 호텔을 세팅해주셨다. 처음에 저희(홍자매)는 '문을 닫은 호텔을 해야 하나'했는데, 실제로 구현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만들게 됐다. 또 이번에는 주인공을 여자로 삼았고, 사장님이 여자인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스튜디오드래곤 제공
이에 더해 홍정은 작가는 "'구미호'부터 '주군의 태양', '화유기', '호텔 델루나'까지 10년에 거쳐서 10년 전에는 할 수 없던 것들이 촬영 여건의 변화로 인해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10년을 거쳐 저희가 가졌던 세계관들이 발전하며 '델루나'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홍미란 작가도 역시 "'구미호' 때는 CG를 넣는 것이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환경과 기술이 너무 좋아졌고, 하다 못해 저승 가는 길까지 너무 멋있어진 것이 모두 제작환경이 좋아진 덕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정은 홍미란 작가는 다양한 판타지 소재 속에서도 10년의 시간에 걸쳐 귀신과 요괴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홍정은 작가는 "판타지물이라는 것이,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을 꼽자면 우주 공간도 있고, 어벤져스처럼 굉장한 초능력자나 히어로물을 만들 수도 있지만, 드라마 촬영 여건상 그런 부분들을 상상력을 발휘해 만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귀신이나 요괴 등 살아있는 사람들과 외관상 차별성이 없는 모습을 가진 존재들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판타지를 만드는 여건상 가장 쉽다"고 현실적인 이유를 꼽았다. 이어 "사람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는 부분들도 있다. 저희가 귀신을 좋아하고 사후세계에 빠져서 이런 소재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판타지를 생각했을 šœ 현실적으로도 하기 적합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소재를 활용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홍미란 작가는 "저희는 로맨스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 에피소드 형식의 드라마의 경우 장르물 속에서 형사물과 의학물 등이 있지 않나. 저희가 그쪽으로는 재능이 없고, 그것보다는 귀신 얘기를 에피소드로 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은 뒤 "의학 드라마로 치면 환자가 한 회에 두 세 명이 나오고, 그걸 살리는 것이 의학 드라마다. 또 범죄물은 범죄자가 나와서 한 회씩을 이어가는데, 저희는 환자가 실려 오듯이 귀신이 들어오는 이야기로 가는 것이 풀어내기가 재미있어서 그쪽으로 만들게 됐다"고 이유를 말했다.


귀신의 비주얼도 매회 화제가 됐다. '주군의 태양'을 만들 때에는 섬뜩한 귀신들의 비주얼이 논란의 대상이 됐지만, '호텔 델루나'에서는 그보다 순화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홍미란 작가는 "'주군의 태양'을 할 때에도 가장 중요했던 이슈였고, 이번에도 역시 귀신의 비주얼이 중요했다. 너무 무서우면 못 본다는 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적절한 비주얼로 하게 됐다. 두 분 정도만 무서웠고, 나머지는 임금님 귀신처럼 재미있고 따뜻한 귀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었다. 무서운 것과 사연이 잇는 분의 수위를 맞춰가는 것이 관건이었던 것 같다. 로맨스와 코미디가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덜 무섭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스튜디오드래곤 제공
이어 홍정은 작가는 "OCN 11시대 장르물이라면, 더 강하고 무섭게 갔겠지만, tvN 주말극이기 때문에 저의 10살 아들도 보는 극이라, 볼 때 경기를 일으키고 잠을 못 이룰 정도의 귀신이 나오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귀신이 너무 안 나오면 싱겁기 때문에 잘 맞춰가자고 얘기했고, 비주얼이 조금 무섭다면 음악으로 희석하고, 비주얼이 싱거우면 효과음으로 살려내는 방향으로 갔다. 그런 것들을 후반 작업에서 조절하기 위해 노력했다" 설명했다.

후반작업은 '호텔 델루나'라는 고퀄리티 드라마를 만드는 힘이었다. 홍미란 작가는 "호텔이 너무 잘 구현돼서 좋았다. 화려하고도 신비로운 모습으로 잘 나온 것 같다. 소품들도 다 예뻤고, 그림과 비주얼적으로도 호감이 되는 것들이 많았다"며 "다만 아쉬운 것은 사극 신이 아닐까 싶다. 과거 신들이 8회에 많이 나왔는데, 그 회차를 쓰면서 모든 사극 신의 대본을 다 써서 드렸다. 오지호 씨와 아이가 나오는 신까지도 드렸는데, 적은 스케줄 안에서 찍어야 해서 많이 찍어내질 못했다. 또 주요인물 네 명만 사극신에 대부분 등장했는데, 배우들이 이미지를 잘 살렸기 때문에, '네명밖에 안 나왔네'라는 생각을 안 하도록 이미지를 잘 맞춰가며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호텔 델루나'는 성공적인 흥행에 힘입어 오는 4일부터 단체 포상휴가를 떠난다. 홍정은 작가와 홍미란 작가는 '호텔 델루나' 후 휴식기에 들어가며, 차기작을 준비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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