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승리 재탕No!"…비아이→YG 마약 수사, '버닝썬'과는 다른 이유(종합)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9-06-17 15:51


양현석(왼쪽) 전 대표와 한서희. 사진=스포츠조선DB, 한서희 SNS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양현석, 양민석 대표가 모두 물러난 YG엔터테인먼트가 '초긴장' 상태다. 경찰은 'YG 전담팀'을 구성하며 더욱 조여들 기세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YG 전담팀을 꾸려,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공언했다.

버닝썬 수사는 '정준영 단톡방'만 떠들썩했을 뿐 지지부진하게 마무리되고 있다. 승리도, '경찰총장' 윤 총경 구속에도 실패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민 청장은 "버닝썬 수사 과정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문제 발생의)개연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과거 마약 등 유사 사건의 노하우를 발휘해 국민이 제기하는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닝썬 게이트'는 마약과 성범죄, 성접대, 탈세, 경찰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며 비리 백화점이란 평가를 받았다. '버닝썬 논란' 첫 보도 이후 승리가 경찰에 출두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이후 승리의 빅뱅 탈퇴, 연예계 은퇴 및 YG 전속계약 해지까지 2주가 추가로 소요됐다. 도중에 불거진 정준영 몰카 파문에 용준형, 최종훈, 로이킴, 에디킴 등이 잇따라 휘말리면서 관심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당시 YG 측은 승리와의 계약 해지 외에 주요 쟁점의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또는 침묵을 지키는데 주력했다. '마약 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25% 가까이 하락했음에도 YG 내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 양민석 대표이사 형제의 입지에는 변함이 없었다. 주요 수사 선상에선 한발짝 벗어난 위치였다.

하지만 전직 연습생 한서희의 '공익 제보'는 버닝썬 게이트가 지나간 YG의 심장부를 강타했다. 비아이는 문제 제기 당일 아이콘 탈퇴를 발표했다. '스웨그(Swag)'의 원천이던 소속사 YG와의 전속계약도 당일을 채 버티지 못했다. 한동안 법무대리인을 지원하던 승리 때와는 한결 다른 행보와 양상이다.

비아이가 아이콘의 노래 38곡 중 35곡을 작곡 작사하고, 테디와 지드래곤의 뒤를 이어 YG의 미래를 책임질 프로듀서 겸 작곡가라는 위치도 소용없었다. 출연 프로그램들은 일제히 '비아이 지우기'에 선언하며 발을 뺐다.


전 아이콘 비아이(왼쪽)와 한서희. 사진=스포츠조선DB, 한서희 SNS
불길은 양현석 전 대표도 덮쳤다. 한서희는 2016년 자신이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넸고, 경찰은 이를 알고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으며, 양현석이 직접 자신을 불러 "마약은 일본 가서 빼고 오면 그만", "너한테 불이익 주는 건 쉽다"며 협박과 함께 입막음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 YG의 또다른 아이돌 그룹 위너 이승훈의 이름도 등장했다. 한서희와 접촉, 양현석 전 대표에게 데려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방정현 변호사는 "제보자는 비아이가 자신의 집앞 자동화기기(ATM)에서 직접 돈을 인출해 (마약 대금을)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한서희는 "난 김한빈(비아이) 끝까지 말렸다. 내 인성이 아닌 양현석의 협박, YG와 경찰의 유착이 핵심 포인트"라고 당당하게 선언한 상태다. 더이상 '마약사범 연습생'이 아닌 한국 연예계 마약 게이트의 내부 고발자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양현석은 "더이상 YG와 소속 연예인, 팬들에게 나로 인한 피해가 가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놓으려한다.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며 사퇴했다. 동생 양민석 역시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하는 불명예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경찰은 나원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을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 비아이의 마약 혐의와 YG와 경찰 간의 유착, YG 관련 범법 행위 등에 대한 집중 수사를 천명한 상태다.


버닝썬 수사에 임하던 승리. 스포츠조선DB
경찰의 분위기는 '버닝썬' 때와는 사뭇 다르다. '버닝썬' 사건에서 처음 주목받은 것은 승리와 폭행사건, 마약이었다. 하지만 그 파장을 고려하면 정준영 단톡방으로 인한 몰카와 성범죄 논란이 압도적이었다. 여파는 강남 클럽 문화 전반에 퍼져 있다는 각종 마약, 탈세, 청와대 출신 경찰 고위 인사와의 유착까지 이르렀다. 그 사이 YG 측이 관련 서류를 파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비아이 사건의 수사는 내부 제보로 시작됐고, 그 대상도 YG를 둘러싼 마약, 경찰 유착 및 부실수사 논란으로 이미 구체화된 상태다. 한서희에 대한 '양현석의 협박'이라는 결정적인 이슈도 있다. 경찰로선 YG만을 정조준한 채 수사를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버닝썬'을 담당했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달리, 이번 비아이 사건을 맡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최근 배우 박유천, 파워블로거 황하나, 방송인 하일 등의 마약 이슈를 잇따라 규명해내며 이들을 줄줄이 구속시키는 개가를 올린 바 있다. 비아이 마약 의혹 수사에 대한 기대감이 한결 높아지는 이유다.

경찰은 최초 제보자 한서희를 통해 비아이 사건을 원점에서 재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양현석 전 대표의 경찰 소환 역시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반면 YG 측은 17일 공식입장을 통해 "재보자로 알려지고 있는 A씨(한서희)는 YG 연습생 출신이 아니다"라는 입장만을 밝힌 상태다.

YG와 경찰의 2라운드가 임박했다. 경찰의 자신감이 이번에는 통할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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