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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는 등단부터 기존의 틀을 깬 파격 행보를 선보였다. 그는 신춘문예와 같은 정통 문학 잡지가 아닌, 비주류 계간지로 문학계에 첫 발을 들였다. 신춘문예에서 떨어진 그가 빨리 등단을 하려 하자, 주변에서는 인생 쉽게 살려고 하지 말라며 그를 만류했다고. 경영학과 출신인 김영하는 당시 문학계를 잘 몰라서 더 용감했다고 말하며, 파격적 등단의 배경을 이야기했다.
김영하는 대표작 '살인자의 기억법'을 비롯해,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검은 꽃', 최근 '여행의 이유'까지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킨 스타 작가다. 하지만 늘 그가 무언가를 쓰려 할 때는 주변의 만류가 있었다고. 김영하는 "그럴 때 이걸 써 봐 야지"라고 생각했다며, 그의 기발한 작품 세계의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특히 김영하는 소설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소설 안에는 질풍노도의 인간 군상이 담겨 있고, 이러한 소설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김영하는 "자기 감정을 다스릴 줄 모르는 사람을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감정을 언어화할 수 있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나를 강하게 만드는 소설의 힘을 강조했다.
동네 서점을 살리기 위한 김영하의 노력도 인상적이었다. 김영하는 판매 성적에서 불리하지만, 동네 서점에서만 살 수 있는 특별판을 출간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풀뿌리 독서 조직이 강해져야 책과 서점의 미래도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면서도,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려는 김영하 작가의 소신을 알 수 있던 이야기였다.
파격과 소신의 길을 걸어온 소설가 김영하. 조곤조곤 강력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그의 매력에 푹 빠진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조언은 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버티며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부여했다. 소설이 가진 특별한 매력과 소설가로서의 권리와 가치를 이야기하는 김영하와의 대화는 새로웠고, 또 한번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울림과 깨달음을 선사했다.
한편 KBS 2TV '대화의 희열2'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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