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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형의 SF소설을 연극화한 '결투', 서강대 메리홀소극장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9-06-13 14:18



윤이형 작가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결투'가 오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서강대메리홀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작가의 두 번째 창작집 '큰 늑대 파랑'(2011)에 수록된 '결투'는 둘로 분열하게 된 사람들이 결투를 통해 본체와 분리체를 가리는 사회를 배경으로 우리가 견디고 살아가야 할 우리 안의 갈등과 모순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인간적인 것'은 무엇인지, 또 '관계를 맺어간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어느 날부터 둘로 분열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어느 쪽이 본체이고 어느 쪽이 분리체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국가는 일정 규모 이상의 체육관과 강당, 극장을 결투장으로 지정한다. 결투에서 이기는 쪽이 본체이자 인간으로 인정받는다. 그것이 규칙이다.

이 결투를 신청한 '최은효'의 본체는 분리체와 1년 넘게 같이 살았다. 그런데 분리체가 점점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보인다. 그녀에게 마트에서 샴푸를 사오라고 하면 모든 제품이 잔인한 동물실험을 했다며 선택을 하지 못한다.

결국 결투를 선택한 본체 최은효의 반대편 대기실에서 분리체는 결투진행요원인 '나'에게 본체의 전화번호를 건넨다. "저 애와 친구가 되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 애는 계속 분열할 거예요."

'결투'의 세계에서 살아남아 본체로 인정받는 '강자'는 분리체에 비해 '덜 윤리적인' 인격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본체들이 이기적이고 악한 사람은 아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을 외면하고 자신의 취약함을 방어하며 살다가 위기에 처하면 상대를 해할 수 있는 사람들일 뿐이다.

'결투'는 우리 모두에게 남에게 상처 입힐 수 있는 힘과, 상처입기 쉬운 연약함이 혼재함을 보여준다.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지, 각자와 서로의 취약함을 어떻게 돌보아야 할지 고민하며 '진보하기'보다는 '연결되기'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나' 역에 이지혜, 최은효 역에 배선희가 출연한다. '지금 아카이브(대표 김진아)' 제작.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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