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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녹두꽃' 스토리도, 배우들의 명연기도 그야말로 휘몰아쳤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시청자 숨통을 틀어쥐었다. 먼저 백이강, 백이현 형제의 재회 장면이 처절했다. 송자인(한예리 분)과 함께 전봉준의 화약 제안 서신을 들고 경군을 찾은 백이강은 이방이 된 동생 백이현 걱정에 안절부절 못했다. 그러던 중 백이현의 막사에서 피에 젖은 천 조각을 발견했다. 앞서 번개(병헌 분)가 손에 쥐고 있던 도채비의 것과 유사한 천. 백이강은 동생 백이현이 도채비일까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 불안은 현실이었다. 백이강은 동학농민군에 총을 쏘고 도주하던 백이현과 마주했다. 난투극 끝에 백이강은 돌로 백이현의 손을 내리 찍고자 했다. 백이현의 마음 속 도채비(도깨비)를 죽이려 한 것. 하지만 포기했다. 동생을 너무도 아끼기에, 자신을 보는 동생의 눈빛이 너무도 처절했기에.
전봉준의 전주 화약 제안 역시 뭉클한 울림을 선사했다. 외세 일본을 조선 땅에서 몰아내기 위해 전봉준이 폐정개혁안을 들고 경군에게 화약을 제안한 것. 더 싸워야 한다는 일부 동학농민군 무리의 원성. 자신을 믿는다는 또 다른 농민군들. 깊은 고뇌 끝에 전봉준은 화약을 결심했다. 그가 화약에 대한 답변으로 전주성에서 불꽃을 쏘아 올릴 때, 고부 봉기를 시작으로 그 동안 동학농민군이 걸어온 길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났다. 전봉준은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배우 최무성은 겉으로 강렬하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도, 민초들의 열망을 온몸으로 품어낸 녹두장군 전봉준의 책임감과 고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직접 전봉준에게 거래를 제안하고, 사자로 나선 송자인의 강단과 담대함을 표현한 한예리의 존재감도 막강했다. 이외에도 박혁권(백가 역), 최원영(황석주 역) 등. '녹두꽃' 모든 배우들은 더할 나위 없는 열연을 펼쳤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서사가 맞물리며 휘몰아치는 스토리에 빠진 60분이었다. 이 스토리를 시각적으로, 감정적으로 더 강렬하게 구현한 것이 배우들의 입이 쩍 벌어지는 열연이었다. 스토리에 빠지고, 배우 연기에 반한 60분. '녹두꽃'이 왜 특별한 드라마인지 다시 한 번 입증됐다.
한편 이날 방송 말미 전주 화약에 반대하는 홍계훈(윤서현 분)이 백이현에게, 전봉준을 저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과연 백이현이 전봉준을 저격할 것인지, 전주화약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지 공개될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23~24회는 오늘(1일) 토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sj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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