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세계 음악시장 바꿨다"…방탄소년단, 韓최초 '2019 빌보드' 2관왕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방탄소년단이 또 기적을 행했다.

2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이하 2019 BBMA)'에서 방탄소년단은 '톱 소셜 아티스트상'과 '톱 듀오/그룹상'까지 거머쥐며 2관왕의 기쁨을 안았다. 한국 가수가 BBMA에서 2관왕을 한 것도, 본상에서 수상에 성공한 것도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또 한번 대한민국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방탄소년단과 'BBMA'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톱 소셜 아티스트상'은 1년 간의 음반 판매량, 스트리밍, 소셜 데이터 지수,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최종 수상자를 선정한다. '톱 소셜 아티스트상'은 빌보드 부문 중에서도 가장 화제성이 높은 상 중 하나다. SNS에서의 화제성을 판가름할 수 있는 척도 역할을 한다.

'톱 소셜 아티스트'는 2011년 처음 상이 생긴 이후 저스틴 비버가 6년 간 독점했던 부문이었는데, 이 기록을 K-POP 가수인 방탄소년단이 깨며 큰 반향을 불러왔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에 이어 이번 'BBMA'에서도 해당 부문 수상에 성공하며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상' 수상의 쾌거를 거뒀다. 즉 한국과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글로벌 스타로서의 영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우리가 해냈다. 우리를 또 다시 이 자리에 올려줘서 고맙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여기에 메인부문인 '톱 듀오/그룹상' 수상까지 이뤄냈다. 한국 가수가 '2019 BBMA' 본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된 것은 2013년 싸이 이후 처음이라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은 댄앤셰이, 이매진 드래곤, 마룬5, 패닉!앳더디스코 등 화려한 후보들을 제치고 멋지게 수상에 성공하며 K-POP의 새 역사를 썼다. 방탄소년단의 이름이 호명되자 객석에서는 격한 환호가 터져나왔다. 팬들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방탄소년단의 수상 현장을 지켜봤다.

RM은 "땡큐 아미"를 외쳤다. 이어 "이 무대에서 이렇게 훌륭한 아티스트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함께 나눈 사소한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파워가 대단하다. 우리는 아직도 6년 전과 같은 소년들이다.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모두 사랑한다"고 밝혔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SNL'로 활동 시작을 했다. 이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미국 음악시장의 핵심에 접근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수상 결과와 관계없이 많은 걸 바꾼 팀이다. 증명할 필요가 없는 팀이다. 방탄소년단을 빌보드가 따라오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보이밴드에 속하는 팀이고 아시아 가수다. 이제 조금씩 미국에서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자기들의 방식과 태도로 빌보드 본상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전세계 음악시장에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사실 방탄소년단의 '톱 듀오/그룹상' 수상은 팬들은 예감한 일이었다. 방탄소년단은 2016년 '화양연화 파트2'로 처음 빌보드 차트에 진입했다. 이후 '화양연화 영 포에버(Young Forever)', '윙스(WINGS)', '러브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 그리고 최근 발표한 '맵 오브 더 소울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까지 모조리 빌보드 차트인에 성공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눈여겨 볼 만한 건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의 성공이다. '러브 유어셀프 전 - 티어(Tear)'는 K-POP 역사상 최초로 빌보드 200차트 1위로 진입한데 이어 2018년 미국에서 9번째로 많이 팔린 앨범이자 가장 많이 팔린 외국 앨범으로 기록됐다. '러브유어셀프 결 - 앤써(Answer)'는 미국레코드산업협회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앨범 부문에서 골드 인증을 받았다.

이에 빌보드가 지난해 발표한 연말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은 '톱 아티스트' 8위를 차지하며 한국 가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어 '톱 듀오/그룹' 2위, '빌보드 200' 앨범 3개 진입, '톱 빌보드 200 아티스트' 21위 '인디펜던트 앨범' 3개 진입, '톱 인디펜던트 앨범 아티스트' 1위, '월드 앨범' 6개 진입, '톱 월드 앨범 아티스트' 1위, '톱 소셜 50 아티스트' 1위를 휩쓰는 기록을 세웠다. 이런 기록을 바탕으로 방탄소년단은 대한민국 가수 최초로 'BBMA' 본상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세웠다.

방탄소년단은 세 번째로 찾은 'BBMA'에서 싱어송라이터 할시와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RM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2년 전에 만나 친구가 됐다. 우리는 서로의 팬이다. 할시가 한국에 와줘서 합동작업을 할 수 있었다. 우리의 컬래버레이션은 바로 이곳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할시는 "방탄소년단과의 협업은 재미있고 친근한 느낌이다. 우리의 개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며 "음악을 정말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언어장벽이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점이 무대에서 보여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시상식 무대를 즐기는 멋진 매너를 보여줬다. 캘리 클락슨 등 아티스트들의 무대가 이어질 때마다 흥에 겨워 리듬을 타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온 몸으로 시상식의 기쁨을 즐겼다. 이에 'BMMA' 측도 방탄소년단의 리액션을 수없이 잡으며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e-mail], 사진=Richard Shotwell Invision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