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SC초점] "극장X넷플릭스 공존"…알폰소 감독의 소신, 플랫폼의 진화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12-21 15:0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극장과 넷플릭스 모두 공존할 길을 찾아야할 것 같다."

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를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야 했던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젊은 가정부 클레오(얄리차 아파라시오)의 삶을 통해 멕시코의 정치적 격랑 속 사회적인 억압과 가정내 불화를 그린 휴먼 영화 '로마'(알폰소 쿠아론 감독). 21일 오후 서울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로마'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로마'의 연출을 맡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10월 개봉, 328만151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신작 '로마'.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관심을 받은 '로마'는 실제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어린 시절 가정부였던 클레오의 삶을 통해 1970년대 격동의 시절과 사회 계층의 모습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자전적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1970년대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을 완벽히 재현해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명품 연출과 주인공 클레오를 맡은 연기 경력 전무의 신예 얄리차 아파리시오의 담담하면서도 애틋한 명연기로 전 세계 호평을 받는 중.

이러한 '로마'는 제7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에너가 카메리마쥬 동개구리상, 뉴욕 비평가 협회상 감독상 등을 받았으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갱상 3개 부문의 후보에, 크리틱스 초이스 영화상에서는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연인 유수의 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는 물론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기자회견을 한다는 게 어색하지만 현대적인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해 "이 작품을 하면서 나를 캐릭터로 잡아 연출할 계획은 없었다. 다만 클레오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한 가정이 안고 있는 상처, 혹은 멕시코가 안았던 상처, 그리고 전 인류가 안은 상처를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래비티'와 비교에 대해 "'그래비티'와 다른 영화다. '그래비티'는 굉장히 객관적인 관점을 다룬 작품이다. 물론 주관적인 관점을 일부 보여주긴 했지만 대부분 객관적인 관점이고 '로마'는 그에 비해 주관적인 관점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로마'를 극장과 동시에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선택한 것에 대해 "이런 시도가 매우 재미있다. 내 영화에 관심을 가진 플랫폼이 넷플릭스였다. 넷플릭스에서 훨씬 더 큰 효과를 누리면서 얻는 지점이 있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작품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로마'는 멕시코 언어로 흑백 영화로 만들어졌다. 내 작품을 접근할 때 더 쉽다. 시간이 흐른 다음에도 접근할 수 있다는 지점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앞서 칸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일각의 영화계에서는 넷플릭스 플랫폼을 극장 시장 질서를 무너지게 만든다며 반발하는 중. 실제로 지난해 열린 제70회 칸영화제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제작된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경쟁부문에 초청돼 많은 논란을 일으켰고 이후 칸영화제는 올해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출품을 받지 않겠다'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플랫폼의 발전을 받아들이지 않는 영화제는 더이상 지속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극장과 넷플릭스 모두 공존할 길을 찾아야할 것 같다. 앞으로 좀 더 진화된 극장 문화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있다. 한국 시장은 잘 모르겠지만 다른 해외 시장은 극장 선택이 좁아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플랫폼이 다양해지며 체험할 수 있다. 예전에는 극장에서 할리우드 영화부터 아시아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요즘 극장은 그렇지 않다. 그런 아쉬움을 넷플릭스같은 플랫폼을 통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70년대 민주화 시위를 다룬 지점에 대해 한국의 정서와 많이 비슷한 '로마'.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멕시코와 한국 사이에 감성적인 유사성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민주화 과정에서 독재정권에 대한 싸움들이 감성적인 공감대를 자아낸 것 같다. 사회 고위층의 비리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풀고 이로 인한 상처가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를 봤을 때 사회 고위층의 비리와 갈등을 풀어나는 과정을 담은게 많지 않나. 그런 지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로마'는 얄리차 아파리시오, 마리나 드 타비라, 낸시 가르시아 가르시아, 마르코 그라프, 다니엘라 데메사, 디에고 코르티나 아우트리, 카를로스 페랄타 등이 가세했고 '그래비티' '칠드런 오브 맨' '사랑해, 파리'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위대한 유산' '소공녀'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12일 극장에서 개봉했고 지난 14일부터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특별페이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