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3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한지민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30/ |
|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난달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쟁쟁한 선·후배들과 각축을 벌인 끝에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은 한지민(36). 뜨거운 눈물의 수상소감으로 모두를 뭉클하게 한 한지민은 올해 '청룡의 꽃'으로 등극하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영화 '미쓰백'(이지원 감독, 영화사 배 제작)의 한지민은 지난달 23일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 영화사 수박 제작)의 김태리, '허스토리'(민규동 감독, 수필름 제작)의 김희애, '너의 결혼식'(이석근 감독, 필름케이 제작)의 박보영, '소공녀'(전고은 감독, 광화문 시네마 제작)의 이솜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3년 데뷔 이후 15년 만에 청룡영화상 첫 여우주연상 수상이었다.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여자가 세상에 내몰린 자신과 닮은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쓰백'. 한지민은 스스로를 지키려다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되어 외롭게 살아가는 백상아 역을 맡아 역대급 파격 변신을 시도, 언론과 평단은 물론 관객에게 호평을 받은 것은 물론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며 올해 최고의 여배우로 거듭났다.
 |
제3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한지민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경희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1.23/ |
|
아동학대라는 무거운 소재, 기존 이미지를 깬 파격 변신, 타이틀롤로서 가져야 하는 흥행 부담감 등 여러모로 어깨가 무거웠던 한지민. 그는 극한 도전이었던 '미쓰백'이었던 만큼 여우주연상 수상 당시 많은 눈물을 쏟았고 이는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가장 감동을 안긴 순간 중 하나로 꼽혔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한지민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MC 김혜수는 물론, 함께 자리한 선·후배들, 그리고 시청자 역시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순간이었다.
"무대에 올랐을 때는 너무 긴장돼서 무슨 말을 한지도 몰랐어요. 우느라 말도 더듬고 감사한 분들께 전달을 제대로 못 한 것 같아 죄송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이런 어설픈 모습을 보신 분들은 그게 더 마음에 와닿게 느껴졌다고 하시더라고요. 오히려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방송은 물론 봤죠(웃음). 집에 가자마자 청룡영화상을 다시 보기로 봤는데 보면서도 믿기지 않아 '우와~' 하면서 방송을 봤어요. 하하. 그날 끝나고 다 같이 뒤풀이를 하고 싶었는데 함께 온 권소현 씨도 드라마 촬영 중이었고 저도 다음날 바로 촬영이 있어 안타깝게도 뒤풀이는 못 했어요. 내년이 가기 전, 12월 안으로 뒤풀이하려고 지금 날짜를 보고 있죠. 당연히 이번 뒤풀이는 제가 많이, 많이 쏴야죠!"
 |
제3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한지민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30/ |
|
예상치 못했던 여우주연상 수상에 경황이 없었다는 한지민. 수상 소감으로 '미쓰백'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희준을 언급하지 못해 미안했다는 속내를 뒤늦게 털어놨다. 그는 "그날 가장 많이 생각이 났던 사람들은 단연 '미쓰백'의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었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에게 인사를 못 했는데 특히 이희준 배우에게 인사를 못 건넨 점이 끝나고 나서 많이 아쉽더라. 실제로 희준 오빠가 직접 문자도 왔다. '수상 소감에 내 이야기 할 줄 알았는데 없더라'면서 농담과 함께 축하를 해줬다. '미쓰백'에서 장섭(이희준)이 없었다면 백상아가 지은(김시아)이 옆에 있을 수 없었을 것 같다. 특히 이런 조력자 장섭을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해준 이희준 배우에게 늦었지만 꼭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장섭의 누나 후남 역을 맛깔나게 소화해준 김선영 선배도 감사 인사 전하고 싶다. 최근에 팬들이 청룡영화상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봤는데 내가 이지원 감독과 포옹하고 있는 순간 거기에 계신 선·후배들 모두가 나를 보며 진심으로 축하와 함께 손뼉을 쳐주고 있더라. 이성민 선배는 내가 후배임에도 일어나서 박수와 함께 축하를 보내주셨다. 감히 내가, 어떻게 이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벅찬 마음이 들었다"고 다시금 그날의 감동을 곱씹었다.
 |
제3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3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올해 청룡영화상 MC는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이 맡았으며 총 18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한지민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김윤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2018.11.23/ |
|
한지민은 수상 당시 언급했던 김혜수와 김윤석에 대한 사연도 고백했다. 앞서 한지민은 제3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김혜수를 향해 "내게 늘 본보기가 되어주는 김혜수 선배, 항상 응원의 말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며 기쁨을 나눴고, SNS를 통해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필름295·블러썸픽쳐스 제작) 무대인사를 하면서 함께 상영 중인 '미쓰백'을 응원해주셨던 김윤석 선배는 감동이었다. 함께 청룡영화상 자리에 설 수 있어서 더 영광이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김혜수 선배와는 예전 다른 시상식에서 인사를 드렸어요. 당시 김혜수 선배도, 저도 다리를 다쳤는데 그때 서로 걱정하며 고통을 나눴거든요. 이후엔 절친 윤소희 배우를 통해 혜수 선배와 식사 자리를 하게 됐어요. 제게 너무 꿈같은 스타였는데, 어렸을 때 TV에서 매일 봐오던 선배를 직접 만나니 긴장도 되고 어려웠는데 막상 만나니 너무 인간적이시고 어린 후배가 아닌 사람으로 존중해주시더라고요. 배울 점이 너무 많은, 제게 정말 좋은 롤모델이 돼주신 선배죠. '미쓰백' 촬영 때도 제가 연기하면서 힘든 지점을 토로했는데 그때 제 이야기를 다 들어주시고 다독여주셨어요. 연예계에 있으면서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친구가 많지 않은데 혜수 선배는 달랐죠. 제가 어떤 마음으로 '미쓰백'을 했었는지 아셔서 함께 울어주신 것 같아요. 그리고 김윤석 선배는 '미쓰백'이 고전하고 있을 때 많이 진심으로 많이 응원하고 도와주셨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같은 주에 개봉하는 경쟁작이기도 한데 '암수살인' 무대인사에서 '또 다른 한국영화가 개봉했다' '주연배우가 누구일까?' 등 관객에게 퀴즈까지 내주시며 관람을 독려해주셨어요. 이런 선배들의 마음을 내가 앞으로 이어 후배들에게도 전해줘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웃음). 혜수 선배가 청룡영화상 끝난 다음날 '지금까지 잘했지만 앞으로 장밋빛길이든 가시밭길이든 천천히 그렇게 걸어가길 바란다'며 메시지를 보내주셨는데 그걸 아침에 일어나서 보고 또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 하하."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에게 감사한 순간이었고 감사한 시간이었던 한지민. 그는 '미쓰백'에서 나이 차를 뛰어넘은 케미스트리를 펼친 아역 김시아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올해 만 10세인 김시아는 한지민의 여우주연상 수상 소식을 듣자마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 어려웠던 작품을 함께 이겨낸 동료이자 선배인 한지민의 수상을 가장 순수한 마음, 진심으로 축하해준 김시아다.
 |
제3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한지민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30/ |
|
"시아 양이 아직 어려서 시아의 어머니와 연락을 많이 주고받는데 수상 당일에도 어김없이 축하 인사를 보내주셨어요. 시아가 제가 상을 받는 모습을 TV로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주셨죠. 시아 양이 어머니에게 '엄마, 이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야'라고 말했데요. 시아 양 이야기하니 또 눈물이 나오려고 하네요. 사실 제가 노력한 것보다 시아 양이 훨씬 노력을 많이 해준 작품이에요. 정말 무거운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컸는데 시아 양이 잘 표현해 우리 영화가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시아 양에 대해 정말 대견하다는 표현을 넘어 위대해 보인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시아 양에게 정말 많이 고마워요."
soulhn1220@sportschosun.com
|
'제3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한지민 인터뷰 |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특별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