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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단독인터뷰] 김다미 "'마녀', 새로운 女캐릭터 탄생에 좋은 영향 주기를 바라"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12-19 13:47


제39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배우 김다미가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3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청룡영화상 신인상은, 평생 연기를 하기로 마음 먹은 제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주었어요." 충무로의 미래 김다미(23)에게 청룡의 트로피는 격려이자 용기였다.

올해 충무로의 가장 빛나는 발견, '괴물 신인'이라 불리며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김다미가 영화 '마녀'(박훈정 감독)로 지난 달 23일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에 신인여우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가희('박화영'), 박지현('곤지암'), 전여빈('죄 많은 소녀'), 전종서('버닝') 등과 함께 역대 신인상 중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친 김다미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신인 배우로서는 하기 힘든 압도적인 액션 연기와 선과 악, 대비되는 두가지 분위기와 얼굴을 완벽히 소화해냈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수상의 기쁨과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만난 김다미는 떨렸던 시상식 당일을 떠올리며 밝게 웃었다.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그는 "예상 했다면 더 멋진 소감이나 말을 준비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말들을 정신 없이 전했던 것 같다"며 쑥스러워 했다.

"신인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정말 행복했어요.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 분들의 작품을 다 봤거든요. 정말 모두 대단하시더라고요. 영화를 보는 것 만으로도 작품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나 고민들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였어요. 그래서 상을 받으면서도 과연 제가 이 상을 받는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해요. 동시에 그만큼 앞으로 더 열심히 연기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어요."


제39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배우 김다미가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30/
청룡영화상의 트로피를 거실, 가장 잘 보이는 진열해 뒀다는 김다미. 그는 "집에 들어가서 트로피를 바라볼 때마다 여전히 신기하다. 청룡영화상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을 때부터 꿈 꿔왔던 자리인데, 그곳에서 실제 상까지 받게 돼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가장 먼저 수상을 축하해줬던 사람을 묻자 김다미는 "아무래도 현장에 같이 오셨던, 저를 위해 항상 고생해주시는 우리 스태프들"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자신 보다 자신의 수상을 더 기뻐했을 부모님에 대한 감사도 덧붙였다.

"지인에게 들었는데, 부모님이 제가 상받는 모습을 보시면서 그렇게 우셨다고 하더라고요. 화면에 제가 나오는 모습을 보시기만 해도 눈물이 나신다고요. 사실 저는 부모님이 우시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주변 지인들에게 그랬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어요. 시상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저에게 그저 '수고했다'면서 따뜻하게 안아주셨어요."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김다미를 주인공으로 발탁, 올 한해 상의 기쁨을 선물해준 박훈정 감독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감독님께서도 축하를 많이 해주셨어요. 사실 감독님이 길게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다만 수상 후에 '정말 고생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사실 그 간결한 문장에서도 감독님의 진심이 다 느껴졌어요. 언제나 저를 응원해주시는 감독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쏟아지는 주변의 축하와 응원 속에서도 김다미는 '트로피의 무게'를 잊지 않으려 애쓴다고 전했다. 수상의 들뜸과 기쁨보다는 책임감을 먼저 느낀다는 그는 "학교 다닐 때도 받아본 적 없는 이렇게 소중한 트로피를, 제가 가장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 '연기'로 받았다는 게 정말 뜻깊다. 하지만 그만큼 앞으로는 어떤 연기를 하고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힘줘 말했다.
"큰 상을 받은 후에도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품었던 초심은 똑같아요. 처음에도 그리고 지금도 '연기를 오래 하자'는 게 가장 큰 목표에요. 사실 배우라는 직업이 작품에 들어가고 촬영을 할 때는 한참 바쁘다가도 촬영이 없을 때는 쉬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잖아요. 최근에는 '과연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어요.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어떤 일을 하고 또 어떤 것을 배워야 앞으로 내가 맡을 작품이나 배역에 도움이 될까 고민을 많이 해요. 배우로서 앞으로 해야할 일을 위해 쉬는 시간도 소중하고 특별하게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앞으로 그 어떤 장르나 역할이든 모두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인다. 특별히 욕심이 날 만큼 마음이 끌렸던 작품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던 할리우드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기예모르 델 토로 감독)을 언급했다.


"그 영화에서 샐리 호킨스가 연기한 주인공 엘라이자 에스포지토 같은 역을 꼭 해보고 싶어요. 샐리 호킨스는 말이 아닌 수화, 그리고 눈빛 만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나누잖아요. 그런 역할을 꼭 맡아보고 싶어요."

김다미는 '마녀2'에 대해서도 살짝 귀띔했다. "1편이 자윤이를 소개하는 영화였다면 2편은 자윤이 더 큰 세력과 부딪히며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마녀'는 고등학생 여자 아이를 내세우며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액션 장르란 점이 특별했던 것 같다"고 다시 한번 애정을 드러냈다.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어린 여성 주연 액션을 감사하게도 관객 분들이 신선하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마녀'가 한국영화에서 여성 캐릭터에 좋은 영향을 준 것 같기도 해요. 앞으로도 더 좋은 쪽으로 '마녀'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제39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배우 김다미가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30/
마지막으로 김다미는 청룡영화상 신인상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서 힘줘 말했다. 그는 "청룡영화상 신인상은 배우로서 내가 더 나아갈 수 있게 해준 용기"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마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제게 영화라는 작업이 얼마나 많은 분들의 노력을 통해서 탄생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에요. 다시 말해 저에게는 배우로서 시작점을 준 영화였어요. 청룡영화상은 제가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한 용기 같아요. 앞으로 제가 어떤 연기를 하고 또 어떤 작품을 맡게 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오래오래 평생 연기를 해나가기로 마음을 먹은 저에게 이 상은 더 나아갈 수 있게 힘을 주는, 더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smlee0326@sportschosun.com

'제39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김다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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