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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재규(48) 감독이 드라마 출신 영화 감독으로 겪은 남다른 부담감과 고충, 편견을 털어놨다.
이탈리아의 코미디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지'(16, 파올로 제노베제 감독)를 리메이크한 작품이기도 한 '완벽한 타인'은 공간 안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집중적으로 조명, 캐릭터들간의 긴장감 넘치는 감정 변화를 한국 관객 정서에 맞게 각색해 표현해 눈길을 끈다. '완벽한 타인'은 한정된 공간이라는 핸디캡을 쫀쫀한 스토리와 탄탄한 연출,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으로 채우며 반전 재미를 선사한다.
이날 이재규 감독은 '역린' 이후 4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 것에 대해 "기존의 내 작품과 많이 다르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사실 처음부터 나는 한 가지 연출색을 가지고 연출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늘 이야기에 가장 적합한 연출 방식을 고민한다. '역린' 때도 내가 만들고자 한 영화였는데 관객의 평가는 성패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들고자 한 목표를 이룬 것 같아 만족감이 든다. 이번 작품도 이런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지점에서는 만족감이 높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겐 나의 이전 작품보다 쉽게 다가갈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폐인 양성 감독'이라 불렸던 이재규 감독. 그의 스크린 도전은 드라마만큼 녹록지 않았다고. 그는 "'역린' 때까지는 아무래도 드라마 흥행작이 있어서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게다가 드라마 출신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잣대가 더 혹독했던 것 같다. 이 영화를 만들어 여러 사람들에게 수익을 내겠다 약속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할까봐 걱정됐다. '역린'은 11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여서 더 그런 부담감이 컸다. 게다가 크랭크 업 한 뒤 한 달 만에 후반작업을 완성해야 했고 곧바로 개봉했다. 만약 그때 좀 더 여유롭게 후반작업을 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래도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드라마 연출은 촬영 종료가 되면 PD들의 에너지가 모두 소진된다. 하지만 영화는 촬영 에너지와 별개로 후반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역린'을 통해 배웠다. '역린' 때 촬영으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냈는데 이런 에너지 바닥 속에서 후반 작업을 해야해서 실행 착오가 생겼던 것 같다"며 "이번 '완벽한 타인'은 '역린' 때 경험한 아쉬움을 극복, 여유를 가지고 후반 작업에 임했다. 이번 작품으로 '완벽한 타인' 폐인 양성이 되기 보다는 일단 배우들도 제작진도 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커 감독으로서 기쁘다. 무엇보다 '역린'에 비해 쉽고 재미있어서 여러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완벽한 타인'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이 가세했고 '역린'의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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