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안시성' 조인성 "양만춘 장군役, 집권 여당서 빠져 나온 듯한 인물"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9-15 08:5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조인성이 그려낸 '양만춘 장군'은 어떤 모습일까.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사극 블록버스터 영화 '안시성'(김광식 감독, 영화사 수작·스튜디오앤뉴 제작). 극중 안시성을 지키는 성주 양만춘 역의 조인성이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스타로 자리매김한 조인성. 영화 '마들렌'(2002), 드라마 '별을 쏘다'(2002), '발리에서 생긴 일'(2004),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괜찮아, 사랑이야'(2014) 등에서는 달달하면서도 절절한 로맨스를, 영화 '비열한 거리'(2003), '더 킹'(2017)에서는 강렬하면서 남성적인 모습을 모두 보여주며 그 어느 장르나 캐릭터에도 치우치지 않는 팔색조 모습을 선보였다.

그런 그가 초대형 사극 블록버스터 '안시성'에서는 안시성을 지키는 성주 양만춘 역을 맡아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캐릭터를 보여준다. 기존 사극 영화에서 그려졌던 고루한 장군의 모습에서 탈피하고 우리가 원하던 젊고 섹시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것. 전장에서는 냉정함을, 안시성민들에게는 따뜻한 정을 나누는 리더상을 완벽히 연기했다.
양만춘은 영화와 드라마, 그 어떤 매체에서도 단 한 번도 그려진 적이 없는 인물. 조인성에게서 얼마나 양만춘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공부했는지가 여실히 느껴졌다.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양만춘에 대한 자신만의 접근 방법을 설명했다. 그는 "양만춘이라는 인물은 연개소문이 왕을 몰아내는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그에 동조하지 않아 연개소문에게 내쳐진 인물이다. 다시 말에 집권 여당에서 빠져나온 듯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면 양만춘이라는 인물이 야망을 포기한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야망을 포기하고 그저 안시성 성주의 자리만 지키려는 인물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런데 진짜 그렇다면, 정말 양만춘이 야망도 권력도 없는 그저그런 인물이라면 성민들은 양만춘의 뒤를 치고 성주의 자리에 앉으려 했을 테니까. 고구려 사람들이 굉장히 호전적인 사람들이 아닌가.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일어나지 않았다. 성민들은 양만춘을 따랐다. 그건 바로 양만춘이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그려먼서 "'카리스마'라는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신이 주신 특별한 능력'이더라. 그렇다면 양만춘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은 성민과의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했다. 정말 우리 배우들과의 관계를 극에 끌어 오려 했다"며 "극중 양만춘에게는 자신 보다 나이가 많은 오른팔 추수지(배성우)가 있다. 자신을 따르는 부하 풍(박병은), 활보(오대환)도 나이가 많다. 또한 자신 보다 어린 백하(설현), 파소(엄태구)도 있다. 제 상황도 마찬가지다. 형님들도 있고 동생들도 있고 저는 그 가운데서 주연배우라는 타이틀로 극을 이끌고 책임지고 걱정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진중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모든 배우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조율하고 맞춰 나가는 과정이 중요했다고 강조하는 조인성은 "이들과 함께 제작진과도 조율해 나간다. 모든 배우들이 충분히 공감하주기 때문에 한팀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런 관계들이 양만춘과 성민, 부하들의 모습을 녹여냈다""며 "과연 범상치 않은 인물이 뭘까. 제가 생각하기에 범상치 괴로움 없이 자유로운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진짜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모습을 양만춘에 그리고 극중 관계설정과 관계에 녹여내려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시성'은 '내 깡패 같은 애인'(2010), '찌라시: 위험한 소문'(2013) 등은 연출한 김광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배성우, 엄태구, 설현, 박병은, 오대환, 정은채 등이 출연한다. 9월 19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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