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조씨고아'가 온다, 중국가극무극원 10월 내한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8-09-11 10:34



중국가극무극원의 무용극 '조씨고아'가 오는 10월 19일(금), 20일(토) 이틀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조씨고아'는 '동양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원나라 시대 극작가 기군상(紀君祥)의 작품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춘추시대 고사를 재구성, 극화한 중국문학의 대표 비극으로, 복수와 의리, 가족애, 충성과 같은 보편적 정서 그리고 처절한 비극적 결말로 긴 세월 중국을 감동시킨 고전이다. 18세기 유럽에 소개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창작되었고, 국내에서도 국립극단의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박수갈채를 받은 바 있다.

귀족인 조씨 가문에 원한을 지닌 간신 도안고는 조씨 가문의 모든 일족을 몰살한다. 장희(조씨고아의 엄마)는 가문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아들 조씨고아를 가족의 문객(주치의)이었던 정영에게 부탁하게 된다. 조씨고아를 찾는 잔혹한 수색 속에 정영은 조씨고아 그리고 비슷한 또래인 모든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친아들을 희생시키고, 아들을 잃은 슬픔 속에 조씨고아를 친아들처럼 기르게 된다.

무용극 '조씨고아'는 '고아를 부탁하다', '고아를 구하다', '성장', '복수'의 총 4막 구성으로, 각각 '일(一)', '의(義)', '고(孤)', '행(行)'의 뜻을 담고 있다. '일(一)'은 정영이 장희에게 고아를 부탁받았을 때의 천금과도 같은 약속, '의(義)' 는 자신의 아이를 희생하면서까지 지켰던 '불굴의 서약', '고(孤)' 는 정영이 홀로 고아를 키우며 느꼈던 고독함, '행(行)'은 평생 동안 고아를 지켜낸 정영의 '고결한 행동'을 의미한다.

무려 16년에 걸친 이야기를 무대예술로 표현하기 위해 시간상 이틀로 압축, 전반부 '몰살의 밤', 후반부 '성인이 되는 날'로 구성했다. 이 무용극의 유일한 대사인 "정영, 정발(양아들 조씨고아)은 도안고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한다" 는 전후반을 연결하는 동시에 반전의 시작을 암시한다.

속도감 있는 전개, 무대를 관통하는 흑, 적, 백의 세 가지 색상, 살(殺), 고(孤), 의(義)의 세 가지 키워드, 풍부한 감정을 담아낸 무용수들의 열연은 관객이 당시의 비극 속에 함께하는 듯 생생한 현장감과 몰입도를 선사한다.

중국가극무극원은 중국 정부 소속 예술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가 긴 국립예술단체이다. 이번에 내한하는 중국가극무극원 무용단은 1956년 설립된 중국의 첫 국립무용단이자 최정상의 무용단으로 평가받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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